밤낮으로 쌀쌀해진 날씨…"북쪽 찬 공기 남하가 원인"

직장인 서 모(32) 씨는 지난 29일 아침 외투를 입고 출근했다가 밤늦게 퇴근하면서 살짝 한기(寒氣)를 느꼈습니다.

당일 아침 기온이 17.0도까지 떨어진 데다 밤 기온도 17도대로 쌀쌀했기 때문입니다. 밤 최저기온이 20도를 웃돌며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하면 대조적입니다.

이처럼 8월 말 전국적으로 수은주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때 이른 가을이 성큼 다가온 형국입니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8월 말부터 전국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26∼30일 평균 최저기온은 17.9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평년(20.9도)보다 3도나 낮은 수준입니다.

이 기간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도 26.1도로 평년(28.1도)보다 2도 낮았습니다.

이 같은 기온 분포는 평년으로 따져보면 '9월 12일 기온'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보름 가까이 계절이 앞당겨진 셈입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 찬 공기가 대기 상층부를 점령한 게 가을 날씨의 주요 원인"이라며 "이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남하해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맑고 선선한 날씨가 형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최근 우리나라에 건조한 공기까지 유입돼 복사냉각 효과까지 더해져 가을 날씨처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맑은 날씨 속에서 낮에는 기온이 오르지만, 밤에는 다시 뚝 떨어져 일교차가 컸다"고 부연했습니다.

현재 기온 수준은 앞으로 계속 이어지면서 더위는 고개를 숙일 전망입니다. 다음 주 중반께 한 차례 비소식이 있어 화창한 날씨는 잠시 중단되겠지만 선선한 기온은 유지될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입니다.

당장 9월 3일 아침 평균 최저기온은 18.0도로 평년(20.1도)보다 2.1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 날 아침에도 19.0도까지 하락해 평년(19.8도)보다 낮겠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부근에 형성된 고기압이 9월 5일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저기압에 자리를 내줘 비가 내릴 것"이라며 "흔히 부르는 '가을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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