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 앞에 두고 가는 택배…열악한 환경 때문?
입력 2017-08-31 18:02  | 수정 2017-09-01 18:08

한 누리꾼이 올린 "가족이 택배기사인 동생의 부탁"이란 제목의 글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며 '말없이 문 앞에 두고 가는 택배'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자신을 택배기사의 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우리 오빠 택배기사로 일하는데 업무량도 많고 집에 오면 거의 기절한다"라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글쓴이는 "택배기사들 말없이 문 앞에 택배 놓고 가거나 경비실에 맡겨도 좀만 이해해달라"라고 말하며 자신의 오빠를 비롯한 택배기사들의 사정을 알아달라고 부탁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택배기사의 열악한 업무 환경을 생각해 말없이 문 앞에 택배를 두고 가도 이해해야 한다"라는 측과 "말없이 두고 가는 건 택배기사의 의무를 성실히 하지 않은 것"이라는 측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택배기사들이 배달 한 건당 실제로 받는 돈은 얼마 안 된다"라며 택배기사의 입장을 옹호했다. 그는 이어 "어쩌면 우리는 택배기사가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것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것일지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자"라는 댓글을 남기며 택배기사의 처지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말없이 택배를 놓고 가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누리꾼들은 "경비실에 맡기는 것도 아니고 문 앞에 놓고 가면 누가 책임지나?" "전화라도 미리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도 돈 내고 이용하는데 소비자의 권리도 있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택배기사의 열악한 처우는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권리 찾기 전국 모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택배기사의 75%가 '주 70시간 이상' 일한다고 밝혔다. 또 절반이 넘는 택배기사가 '점심을 별도로 먹지 못한다'고 답했다. 택배기사의 수면시간 역시 '5시간 28분'으로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인 7시 41보다 2시간 이상 적었다.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말없이 놓고 가는 택배로 인한 분실사고는 별개라는 의견도 있어 당분간 이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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