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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해진 KIA 선발진…해결책으로 떠오른 불펜투수 깜짝변신
입력 2017-08-31 11:00  | 수정 2017-08-31 11:09
KIA가 최근 공백이 생긴 4-5선발진에 심동섭(왼쪽)이나 임기준 처럼 기존 불펜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불펜투수의 파격이자 깜짝변신. KIA 타이거즈의 허전해진 4~5선발진을 채우고 있다.
KIA는 지난 29일과 30일 삼성을 상대로 연승을 거뒀다. 두산에게 선두 자리를 위협 받는 중요한 상황서 나온 귀중한 흐름. 특히 30일 승리는 더한 의미가 있었다. 그간 주로 불펜투수로만 활약하던 좌완투수 심동섭이 1929일 만에 선발투수로 출격해 5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기 때문. 이는 승리의 중요한 발판으로 연결됐다. 올 시즌 삼성 상대로 성적이 좋았던 심동섭의 기세를 알아본 김기태 감독의 판단인데 보기 좋게 적중했다.
최근 KIA 마운드는 위기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특히 선발진이 문제였다. 전반기와는 사뭇 다른데 이는 돌연 구위가 하락하거나 부상으로 빠진 임기영, 정용운 등의 부진이 주된 이유다. 이들은 전반기 동안 히트상품이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깜짝 돌풍을 일으켰으나 나란히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하락세를 맞이했다. 두 선수 모두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 이탈해있는 상태다.
문제는 이들 자리를 메울 충분한 대체자원이 없었다는 점. 김진우 정도가 전반기에 선발투수 역할을 했지만 신뢰를 얻지 못했다. 마땅한 카드가 사라지자 KIA로서는 고민이 깊어졌다. 그러다가 맞이한 전체 하락세 페이스에 팀이 흔들리고 말았다.
그래도 30일 심동섭처럼 절묘한 순간 여유를 만들어준 자원이 있기에 KIA 선발진이 숨을 쉴 수 있었다. 심동섭은 대표적인 KIA의 좌완 불펜요원이었는데 철벽보다는 기복이 있는 피칭을 펼친 적이 더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고 향후 삼성전 혹은 대체자가 필요한 시기 더 적극적으로 중용 받을 여지를 남겼다.
지난 26일 NC전에서는 또 다른 좌완투수 임기준이 선발로 나섰다. 심동섭과 달리 이날 결과는 좋지 않았다. 팀은 이겼으나 임기준은 2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임기준 역시 그보다 앞서 18일 두산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친 기억이 있다. 당시 팀 패배로 빛이 바랬는데 임기준의 역투는 강렬한 눈도장을 받기 충분했다. 임기준은 시즌 중반인 6월25일과 7월1일에도 두 차례 선발로 등판해 모두 5이닝 가깝게 이닝을 소화한 바 있다. 잠재적 능력이 있음을 이미 일찍이 내비친 것이다.
좌완 불펜요원인 심동섭과 임기준의 선발투입. 반대로 보면 현재 KIA 4~5선발진이 그만큼 쉽지 않은 상황임을 방증하기도 하는 것이다. 2군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 또한 의미한다. 다소 불가피하게 이뤄진 임시적 조치의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처럼 깜짝 성과도 있다. 험난한 선두수성의 과정을 겪고 있는 KIA에게 단비가 되기 충분한 활약이다. 이들 외에 홍건희, 박진태 등 다른 불펜요원들도 선발로서 출격할 가능성이 있는 자원들이다. 물론 심동섭과 임기준의 선발변신이 임시적인 조치일 확률 또한 많으나 일단 숨 고르는 시간을 마련해준 것 자체만으로도 팀에 도움이다. 스스로들에게도 한층 도약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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