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잿물 성분' 오븐크리너로 식기 세척한 초등학교 '화상 입을 정도…천식유발 가능'
입력 2017-08-30 11:07  | 수정 2017-09-06 12:05
'양잿물 성분' 오븐크리너로 식기 세척한 초등학교 '화상 입을 정도…천식유발 가능'


대전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양잿물 성분으로 알려진 수산화나트륨이 함유된 세제로 식기를 세척해왔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30일 한 매체에 따르면 올초까지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리원으로 일한 A씨는 '오븐크리너'로 식기를 닦아온 학교 급식실의 실태를 전했습니다.

'오븐크리너'는 오븐 및 기름때 제거용 세척제로, '양잿물'로 알려진 수산화나트륨을 주원료로 하는 강력 세제입니다.

A씨는 "날마다 그 강력한 세제로 음식물이 닿고 또 몇 시간 동안 음식을 담아두는 국솥, 밥솥, 집기류 등도 다 닦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오븐크리너를 정말 필요한 곳에만 사용하는 학교는 한 학기에 약 20kg짜리 한, 두 통 쓴다"면서도 "내가 있던 곳에서는 한 달에 네 통까지 써봤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A씨는 "오븐크리너는 독한 강알카리 성분의 세제로 안경에 튀면 알이 녹아 자국이 생기고 살에 닿으면 화상을 입는다"며 "나를 포함해 조리원 대부분이 오븐크리너 화상을 입은 게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위험·경고 표시까지 붙은 화학 물질인 오븐크리너를 꼭 필요한 곳에 극소량만 쓰는 것이 아니라 음식물이 직접 닿는 국솥, 밥솥 등 집기류 등도 닦으며 마구 사용해왔다는 것입니다.

과잉으로 오븐크리너를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선생님에 따라 요구하는 청소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금방 산 것처럼 반짝반짝한 상태를 원하는 선생님이 있으면 오븐크리너를 사용해야만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오븐크리너로 닦지 않아야 할 조리기구까지 과하게 닦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전교육청 2017 학교급식 기본방향을 보면, 식기 등 급식기구는 세척제가 잔류 되지 않도록 음용에 적합한 물로 반드시 헹굼 작업 시행하도록 돼 있습니다.

또 월 1회 이상 세척제 잔류 여부 확인검사를 해 검사내용을 기록지 하단에 기록해서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A씨는 "세제 잔류농도 테스트지가 있지만 이는 식판 검사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히려 오븐크리너로 씻은 국솥이나 밥솥은 세제 잔류농도 테스트를 하지 않아 세제가 남아있는지조차 파악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오븐크리너에 주로 들어가 있는 '수산화나트륨'은 독성이 강한 염기성 물질입니다.

전체 함유량의 5%가 넘으면 유독물로 분류될 정도로 강한 염기성을 띤 이 물질은 성분상 양잿물과 흡사합니다.

'수산화나트륨'이 함유된 세제를 사용할 경우 제대로 헹구지 않으면 세제가 남게 되고, 소량의 성분이라도 지속해서 흡수하게 되면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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