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文정부 고위공직자 株테크는 `테마주·몰빵`
입력 2017-08-29 17:50  | 수정 2017-08-29 20:17
주식매매 패턴 분석해보니
"브라질 국채, 중국 보험주, 코스닥 테마주, 비상장 기업까지…."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내츄럴엔도텍과 미래컴퍼니 등 코스닥에서 단 두 종목 투자로 12억원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위 공직자들의 주식 투자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자가 2만2000원에 샀던 백수오 관련 기업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2015년 4월 9만원까지 올랐다가 불과 한 달 만에 1만원 아래로 떨어졌던 대표적 테마주다.
29일 매일경제신문이 전자 관보에 최근 게시된 고위 공직자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주식 재테크는 일반인보다 공격적이고 투자처도 다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공직자는 코스닥 테마주에 투자하거나 한 종목에 '몰빵'한 경우도 있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3450주를 보유 중인 엔에스엔은 올해 주가가 3300~9500원을 오가는 등 등락 폭이 매우 컸던 코스닥 종목이다. 이른바 '문자 피싱'으로 문제가 돼 7월 말 한국거래소가 이상 급등에 따른 사이버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배우자가 8억5000만원어치 주식을 보유했는데 삼성전자 대한제당 현대차 CJ제일제당 LG하우시스 등 우선주에 집중 투자한 점이 눈에 띈다. 브라질 국채도 샀고 특히 무기화합물 제조사인 백광산업을 10만주 가까이 보유했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특이하게 중국 대형 보험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과 핑안보험, 베트남 바오민보험 등에 투자했다. 윤 수석은 파인텍과 마이크로프랜드 등 IT주에도 투자했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가족 5명이 자동차 부품업체 화승알앤에이 주식 5000주가량을 나눠서 보유했다. 청와대에 들어간 뒤인 5월 말 전량 매각했지만 한 종목 주식을 온 가족이 2억원어치를 나눠 갖고 있었던 보기 드문 경우였다. 화승알앤에이 주가는 5월 말 주당 3500원대에서 지금은 2800원대로 하락했으니 매도 시점은 나쁘지 않았다.
국정원 출신들은 바이오주나 중소형주 등 공격적 투자가 많았다. 서훈 국정원장은 후성, 제이엠아이, 바이로메드 등에 이어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기업 차이나하오란 주식도 투자했다가 모두 처분했다. 차이나하오란은 한때 주당 4000원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700원대로 전락했다. 서 원장은 스터링테크 등 비상장사 투자에서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 따른 실속은 청와대 '주식부자 1위'인 장하성 정책실장이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무려 54억원어치 유가증권을 신고했는데 전 재산 93억원의 58%가 주식이었다. 장 실장은 청와대 입성 후 본인과 배우자의 주식을 매각했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어느 정도 투자수익을 거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액주주 운동을 하며 현대상선 롯데칠성 등 10주 미만으로 보유한 종목도 있었으나 CJ E&M은 무려 1만주 이상, 기아차도 2800주나 가지고 있었다.
[신헌철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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