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北미사일 발사에 日, 휴교·열차운행중단·주민피난
입력 2017-08-29 17:09  | 수정 2017-09-05 18:05
北미사일 발사에 日, 휴교·열차운행중단·주민피난



29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통과하자 말 그대로 열도가 들썩였습니다.

곳곳에서 휴교와 열차 운행 중단이 잇따르고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일본 정부와 공영방송 NHK가 북한 미사일의 일본 상공 통과 소식을 알리며 "튼튼한 건물이나 지하로 피난해 달라"고 긴급히 전하자 공포에 휩싸이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날 일본 정부는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 등과 방송을 통해 홋카이도와 아오모리(靑森), 이와테(岩手), 야마가타(山形) 등 12개 현의 주민들에게 긴급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미사일 통과, 미사일 통과, 조금 전에 이 지역의 상공을 미사일이 통과한 것 같습니다. 수상한 물건을 발견한 경우 반드시 가까이 가지 말고 바로 경찰과 소방서 등에 연락해주십시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미사일이 상공을 지난 홋카이도 주민 사이에서 혼란과 공포가 컸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홋카이도 경찰 당국에는 어디로 피난해야하는지 문의 전화가 잇따랐고, 홋카이도 무로란(室蘭)시 방재센터에는 피난 온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에리모초(町)의 30대 어부는 교도통신에 "피난을 하라는데 미사일을 견딜만한 시설은 없어 보인다. 어디로 가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했습니다.

히로오초(廣尾町)의 경우 이날 오전 6시 조금 넘어 옥외 스피커를 통해 경보음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알렸습니다.

60대 여성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바로 밖에 나가 확인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발사 소식에 휴교를 하거나 수업 시작 시간을 늦춘 학교도 적지 않았습니다.

홋카이도와 도호쿠(東北)지역을 중심으로 최소 8개 학교가 휴교를 했고 32개 학교는 수업 시작을 늦췄습니다. 이바라키(茨城)현의 사학법인인 쓰치우라니혼다이가쿠가쿠인(土浦日本大學學園)의 경우 중학교와 고등학교, 유치원 모두 등교를 중단시켰습니다.

새벽 6시를 조금 넘어 전교생에게 휴교 메일을 보낸 미야자키(宮崎)현 게센누마(氣仙沼)시 한 고등학교는 "낙도에서 배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있어 안전을 고려해 휴교했다"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발사 소식에 경보 대상 12개 현에서 운행되는 도호쿠·조에쓰(上越)·호쿠리쿠(北陸)·홋카이도 신칸센과 지역 철도 회사들은 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해 출근길에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JR히가시니혼(東日本)에 따르면 26대의 열차가 운행을 늦춰 한때 1만3천800명 승객들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날 일본 정부가 미사일 낙하시 행동 요령을 설명해 놓은 '국민보호 포털사이트'는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렸습니다. 이 때문에 미사일 발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30분간 불통 상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미사일이 낙하할 때 되도록 튼튼한 건물과 지하로 피난하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SNS와 인터넷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야기로 과열돼 이날 트위터에는 "북한이 가한 미사일이 날아가는 것을 봤다"는 코멘트와 함께 상공에 미사일 같은 물체가 날아가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떠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비행 루트를 고려하면 일본 국내에서 육안으로 미사일을 보기 어렵다. 유언비어다"라고 해명했지만, 가짜 뉴스를 담은 트윗은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습니다.

일본정부는 지난 10일 북한이 화성-12형 4발을 일본 상공을 통과해 괌 주변에 발사하겠다고 밝힌 직후 예상 경로인 히로시마(廣島)현, 시마네(島根)현, 고치(高知)현, 에히메(愛媛)현의 자위대 주둔지에 모두 4기의 패트리엇 미사일(PAC3)을 배치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북한의 미사일이 예상과 다른 경로로 일본 상공을 지나자 머쓱한 상황이 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홋카이도와 아오모리에도 PAC3가 배치돼있기는 하지만 떨어지는 곳 부근에 배치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결과적으로는 통과했지만, 이번 경로에서는 대응이 불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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