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그로서란트 마켓을 표방하며 오픈한 서초점이 강남 맞벌이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로서란트는 식재료(grocery)와 음식점(restaurant)을 결합한 식문화 공간을 말한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에 문을 연 서초점이 오픈 한달만에 25만 명이 방문, 강남 상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일 평균 8300여 명의 고객이 찾은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롯데마트 전점(120개 점포)의 일 평균 고객 수의 두 배(84.3%)에 달하는 수치다. 한달 간 서초점의 매출은 평효율(점포별 매출을 매장 면적(평)으로 나눈 값) 기준 롯데마트 전점 평균 대비 60% 가량 높았다.
이는 주변 상권을 고려한 차별화된 매장 구성과 롯데의 식품 자체 브랜드(PB) '요리하다'를 비롯한 가정간편식(HMR) 확대, 소용량·소규격 상품의 전진 배치 등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선식품 매장을 스테이크를 즉석에서 구워주는 코너 등이 있는 그로서란트 마켓으로 구성한 것이 호평을 받았다. 실제 서초점은 대형마트의 주를 이루는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은 기존 대형마트 대비 40%로 구성하고, 고객들이 식사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어반포레스트'를 만드는 등 파격 실험을 단행했다. 서초구에는 집에서 요리를 잘 하지 않는 30~40대 고소득 맞벌이부부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롯데마트 서초점은 기존 대형마트의 판매 공식을 깨는 시도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 됐다"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고객의 경험과 라이프 스타일을 중시한 새로운 매장 구성으로 오프라인 유통의 새 지평을 열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새로운 매장 구성뿐 아니라 소용량 상품의 규격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새로 마련할 계획이다. 필요 용도에 따라 균형적으로 상품 종류를 압축하고, 소용량 상품의 진열을 확대해 상품의 고회전 구조를 확립할 방침이다. 유통BU 단위의 원물 공동 소싱, 패키지 공동 구매, APC(Agricultural Processing Center, 농산물 가공 센터) 내 소포장 라인 신설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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