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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희선 "박복자 탐났지만 백미경 작가 `큰 그림` 믿었다"
입력 2017-08-29 07:01  | 수정 2017-08-29 08:20
‘품위있는 그녀’에서 다 가진 재벌며느리 우아진을 연기한 김희선. 제공| 힌지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요즘 김희선 전성시대야. 우아진 잘나가라는 말 정말 민망해요. 민망해. 그래도 대중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정말 오랜만에 받아본 칭찬이에요. 계속 누리고 싶고 만끽하고 싶어요. (웃음)”
‘요즘 제일 잘 나가는 배우 김희선(40)은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덕분에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관심과 칭찬이 기분 좋은지 예쁜 얼굴에 어울리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품위있는 그녀는 상류층의 민낯을 낱낱이 공개하며 두 여인의 엇갈린 삶에 대해 그린 휴먼 시크 코미디물이다. 김희선은 모든 걸 다 가진 재벌가 며느리 우아진 역을, 김선아는 그런 우아진의 삶에 갑자기 나타나 파란을 일으키는 박복자 역을 맡았다.
김희선은 ‘품위있는 그녀에는 그 흔한 멜로도 없고 아이돌도 없었다. 나나 김선아 언니나 20년 넘게 활동해오며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걸 보여줄 것도 없었다. 스토리가 찬찬하고 연출도 좋았기 때문에 배우들만 잘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품위있는 그녀는 10%가 넘는 시청률로 화려하게 종영하겠지만 사실 초반에는 2%대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였기에 ‘역시 사전제작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말과 함께 ‘김희선도 한물 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김희선은 한 겨울 입김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얼음을 입에 물고 연기했다. 그의 열연은 항간의 말이 무색할 정도였고, 결국 ‘품위있는 그녀는 대중의 우려를 떨쳐냈다.
사전제작 드라마였잖아요. 우리 드라마에는 유시진 대위도 없고,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죠. 첫 날 시청률을 보고는 ‘사전제작 드라마의 안 좋은 케이스가 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어요. 마음고생도 심했구요. 2%라는 숫자는 처음 봤어요. 처음에는 제가 잘못 본 줄 알았다니까요? 속이 탔죠. 백미경 작가에게 전화를 해보니 목소리가 많이 쳐져있더라고요. 덕분에 술을 참 많이 마셨어요. 사람은 고생을 해야지 더욱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이후에 좋은 반응이 나오는 걸 보곤 사전제작의 잘 된 케이스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우아진처럼 선을 넘지 않고 ‘품위있게 살고 싶다는 김희선. 제공| 힌지엔터테인먼트
김희선은 자신을 닮은 우아진보다 자신과 전혀 다른 박복자 캐릭터에 더 끌렸었단다. 백미경 작가를 설득하려고 수 없이 전화기를 들었다는 그다. 결국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복자 캐릭터가 참 탐이 났었다”고 고백했다. 그런 마음을 바꿔놓은 건 백미경 작가의 한 마디였다.
4회까지 완성된 대본을 보고 출연을 결정했어요. 4회까지는 우아진이 참 평범한 캐릭터여서 백미경 작가에게 ‘나 복자 할래 했어요. 그랬더니 백미경 작가가 ‘우아진은 너야. 내가 생각해놓은 큰 그림이 있어라고 저를 설득하더라고요. 배우에게 나를 염두해놓고 누군가가 글을 썼다는 건 큰 영광이예요. 그래서 백미경 작가를 믿고 가기로 했어요.”
백미경 작가의 큰 그림은 성공적이었고, 김희선은 ‘품위있는 그녀 우아진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김희선은 우아진이 가장 우아해 보였던 순간이 언제였냐는 질문에 자신의 선을 지켰을 때”라고 답했다.
우아진은 언제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모두가 잘 되는 방법을 찾아요. 우아진은 그냥 품위있는 사람이에요.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는 말이 있잖아요.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게. 우아진처럼 자기의 선을 넘지 않고 자신의 것을 지키며 분수에 맞게 살기는 참 힘든 것 같아요. 저도 큰 욕심 내지 않고 제 일을 하면서 선을 지키고 싶어요. 그게 ‘품위가 아닐까요.”(인터뷰②에서 계속)
shiny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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