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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리포트에 명화 삽입 삼성증권 시도에 숨은 뜻
입력 2017-08-29 06:03 
삼성5월호
[증권투자 비밀수첩-148] 삼성증권이 지난 5월 발간한 '자산배분 전략보고서'에 표지에는 파도를 가르며 어슬렁거리는 백호(白虎) 그림이 실렸다. 보고서 제목은 'Stay hungry, Stay bullish(여전히 배고프다, 여전히 강세를 예상한다)'. 지난 5월 4일 코스피가 6년간 갇혔던 박스권을 뚫고 2241까지 올랐던 날 발간된 이 보고서의 제목과 그림은 당시 시장 상황에 대한 이 증권사의 시각을 고객들이 단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한 것이었다.
다음달 발간된 '자산배분 보고서 6월호' 표지에는 어둑한 숲길 사이로 환하게 밝아오는 빛을 담은 그림이 실렸다. 6월 초는 코스피가 5월 중순 2300을 뚫고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와 주가 조정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던 시기였다. 보고서 제목은 '가보지 않은 길 : 두려움보다 설렘'으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쪽에 힘을 실었다.
삼성증권이 지난 5월부터 영업점 PB를 통해 VIP 고객들을 중심으로 배포하고 있는 자산배분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증권사의 시장 전망을 한눈에 담은 명화가 표지에 실렸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권사 리서치 자료의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병열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담당 상무는 "딱딱한 투자 전략이지만 고객들이 예술 작품을 통해 좀 더 쉽게 시장에 대한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보고서에 명화를 담은 것"이라면서 "고객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한 삼성증권의 참신한 시도로 봐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를 위해 가나아트갤러리와 계약을 맺고 실제 국내 유명 작가의 작품을 표지에 싣고 있다. 월간 발행 부수는 약 1000부다. 증권사는 보다 친밀하고 품위 있는 보고서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고, 작가 입장에서도 삼성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고액자산가 등에게 자신의 작품을 알릴 기회를 얻어 서로 윈윈이라는 평가다.
삼성7월호
삼성8월호
5월호 보고서 표지 작품은 김남표 작가의 'Instant landscape_My way #1', 6월호 표지 작품은 도성욱 작가의 'Condition-Light_2008'다. 7월호에는 노세환 작가의 '조금 긴 찰나(little long moment)', 8월호에는 박희섭 작가의 'After Nature'란 작품이 각각 실렸다.
삼성증권은 이 밖에도 연간 전망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 인쇄 자료는 크기를 B5용지로 줄여 손에 쉽게 잡을 수 있게 만들고, 각종 그림과 사진 등을 통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편집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읽기 쉬운 보고서 자료를 작성해 기존 리서치와는 다르게 이해하기 쉽고 딱딱한 느낌을 줄이고자 한다"면서 "매월 초 발간되므로 삼성증권 지점을 방문하면 글로벌 투자전략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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