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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퍼즐 하나, ‘주장’ 김영권의 와신상담
입력 2017-08-29 06:01 
김영권의 미소를 오는 31일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이 끝난 뒤에도 볼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신태용 감독은 지난 26일부터 이란전 준비과정을 꼭꼭 숨기고 있다. 초반 15분만 공개하는 훈련에서는 선수들의 미팅, 러닝 등 특별한 게 없다.
이란이 밀집수비를 격파하기 위한 ‘필살기 연마를 숨기고 있다. 신 감독은 미리 모든 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숨길 부분은 (최대한)숨겨 이란전을 치르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퍼즐 하나만은 공개했다. 신 감독은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을 주장으로 임명했다. 2015 동아시안컵 우승이라는 좋은 추억을 떠올렸다. 당시 유럽파가 불참하면서 김영권은 기성용(스완지 시티) 대신 주장을 맡았다.
단지 그 기운에 기댄 것만은 아니다. 신 감독은 김영권에 대해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 중 1명이라고 설명했다. 뛸 선수가 주장을 맡는 것은 일반적이다.
부상 등 변수가 없다면 김영권은 이란전의 중앙 수비를 책임진다. 신 감독은 경기 당일 베스트11을 공개하겠다면서도 구상을 어느 정도 끝마쳤다고 했다.
수비는 신 감독이 가장 신경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이란을 이기기 위해서는 득점이 필요하나 실점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신 감독은 지금까지는 단단하지 않았는데 수비 조직력이 강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대표팀 소집 이후 수비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 가운데 꺼낸 첫 번째 카드가 김영권이다. 신뢰가 두텁다. 신 감독은 3년 전 감독대행 시절 치른 2번의 A매치(베네수엘라전 및 우루과이전)에서 김영권을 중용했다.
김영권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들어 제1옵션이 아니었다. 지난해 9월 6일 시리아와의 2차전이 유일한 출전이었다. 김영권의 가장 최근 A매치다.
부상이 가장 큰 문제였다. 종아리뼈 골절로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 사이 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도전에 위기가 닥쳤다. 신태용호 승선은 그에게도 기회다. 1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더욱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 이란과는 악연이다. 김영권은 A매치 45경기를 뛰었다. 이란을 두 차례 상대했다. 2010년 9월 서울에서 1번, 그리고 2013년 6월 울산에서 1번. 결과는 좋지 않았다. 둘 다 0-1 패배.
김영권(22번)은 이란과 A매치에 두 차례 뛰었다. 한국은 모두 0-1로 졌다. 특히, 김영권은 2013년 6월 울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특히 울산 경기는 김영권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후반 14분 안일하게 판단하다 구차네자드에게 공을 뺏겼다.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던 한국은 이 실책 하나로 이란에게 졌다. 김영권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 용납하기 어려운 실수였다.
와신상담. 이번에도 이란전 필승을 다짐하나 4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벼랑 끝에 몰린 팀은 이란이 아니라 한국이다. 패배는 치명타다. 내년 여름 러시아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하다. 설욕과 함께 4년 전 울분을 토해낼 수도 있다. 주장 완장까지 찬 김영권의 각오는 그 누구보다 결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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