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SNS 썰(說)의 진실] "카페에서 외부음식 반입이 가능하다구요?"
입력 2017-08-28 14:53 

직장인 김서현 씨(32·가명)는 최근 주말 오전 책을 읽기 위해 집 근처 카페에 방문했다가 의아한 광경을 목격했다. 한 고객이 외부에서 사 온 김밥을 펼쳐놓고 커피와 함께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씨는 커피 향과 함께 풍겨오는 김밥 냄새에 불쾌감을 느꼈다. 이를 알아챈 매장 직원이 해당 고객에게 따로 양해를 구하며 외부음식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 고객은 '음식 반입이 안 된다는 규정이 어디 있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카페와 같은 공공장소에 외부음식 반입을 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뜨거운 설전이 펼쳐진다. 외부에서 구매한 음식을 카페에서 먹는 것은 상식에서 어긋난다는 의견과 더불어 심한 냄새가 풍기지 않는 음식이라면 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는 주장이 대립한다.
공식적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업계에서 대부분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매장 내에서 케이크나 빵 같은 디저트류를 판매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고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업체 중에서는 스타벅스만이 유일하게 글로벌 정책에 따라 외부 음식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전 세계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외부음식을 반입할 수 있다"라며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 공간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방문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브랜드 방침상 음식을 반입하는 것 역시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일종으로 생각한 셈이다.
하지만 햄버거, 치킨, 김밥 등 커피의 향을 방해하거나 주변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음식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단속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외부음식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음식 냄새가 심할 경우 매장 직원이 협조를 구하도록 내부 방침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의 민폐 행위는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스타벅스 코리아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외부음식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대학생 박 모씨(22·남)는 "주중에 한 매장을 방문했다가 떡볶이, 순대에 이어 튀김류까지 밖에서 사 와 먹는 단체 객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커피를 즐길 새도 없이 분식 냄새에 기분만 상했다"고 말했다.
실제 대학가 주변 카페의 경우 이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장시간 앉아있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들로 카페 내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김 모씨(33·남)는 "대학 시험 기간이 되면 김밥은 기본이고 햄버거, 도시락, 샌드위치 등을 가져와서 먹는 학생 손님들이 많다"면서 "일일이 말하다보면 혹여라도 안좋은 소문이 날까 적극적으로 제재하지도 못한다"고 하소연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부음식 반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매장이 많지만 직원들이 하나하나 검사하기는 (여러 여견상) 힘든 상황"이라며 "결국 개별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공공장소 에티켓을 지키는 게 선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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