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철수, 당 화합책 고심…동교동계·호남 등 反安 끌어안기 과제
입력 2017-08-28 14:37 
국민의당 신임 안철수 대표가 28일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과 앙금을 해소하고 당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당 화합책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자 '탕평인사'와 대선평가보고서 공개 등의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이는 당권을 놓고 다퉜던 경쟁자들은 물론 탈당까지 언급하며 자신의 전대 출마를 결사 반대했던 동교동계 원로들과 호남계 의원 등 당내 '반안'(반안철수)' 인사들을 끌어안는 것이 당의 조기 안정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안 대표는 이날 대표 취임 후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의 경쟁 상대는 외부에 있다"면서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함께, 정동영 천정배 이언주 후보와 함께 손을 잡겠다. 한분 한분 설득하고 손을 잡고 함께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제가 부족한 것은 사과하고 마음으로 노력하겠다. 하나로 똘똘 뭉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며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최고위 회의 주재에 앞서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최고위 검토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대선평가 백서를 공개하겠다. 당을 새롭게 혁신하는 좋은 재료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속한 대선 백서 공개 방침은 대선 패배,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취업특혜 의혹에 대한 '제보조작 사건' 파문을 둘러싼 책임론을 수용하면서 앞으로 심기일전해 새롭게 당을 재건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일단 당권 경쟁자였던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이언주 의원은 전날 전대 결과 발표 후 일제히 '단합'과 '화합'을 언급하며 결과에 대한 승복 선언과 함께 안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에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안 대표 출마를 반대했던 당내 호남계 의원과 동교동계 원로들의 입장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로, 앞으로 이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외견상 당내 반발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지만, 안 대표가 납득할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반안, 비안(비안철수)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언제든 원심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이런 점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 민심을 감안, 지도부에 광주·전남·전북 출신 인사들을 골고루 포함시키는 '탕평인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안 대표는 이날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 호남 등 특정 지역을 배려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까지 포함해서 고려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안 대표는 자신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당내 인사들의 시선도 의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당내에는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자신을 향해 '탈호남'을 우려하는 눈초리가 여전하며, 이 때문에 그가 당분간은 보수야당인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계 의원들은 일단 안 대표의 행보를 주목하며 관망하는 모습입니다.
호남이 지역구인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호남 민심이 안 대표를 지지하는 것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교동계 역시 관망모드를 취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정대철·권노갑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고문직 수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언급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안 대표가 어떤 자세로 당을 이끌고 갈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정 상임고문과 함께 오찬 회동을 하면서 그런 문제 (고문직 수행여부) 까지 상의해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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