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담당자가 전하는 취업 꿀팁
입력 2017-08-28 13:55 

지난 23일 서울 숭실대학교 한경직 기념관. 취업포털 인크르트가 준비한 '제15회 하반기 채용설명회'를 위해 취업준비생 1500여명이 행사시작 전부터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는 상장사 1300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채용 동향이 소개됐다. 또 대학생이 선호하는 기업인 포스코, CJ E&M, 아모레퍼시픽, 신한은행 인사담당자와 함께 취업 토크 콘서트도 진행했다.
2017 하반기 채용동향 발표를 맡은 문상헌 인크루트 기획운영 본부장은 올 하반기 전체 채용규모가 전년에 비해 2.7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5.2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올 상반기 인크루트 채용동향 조사 결과와 대조돼 신입 채용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다.
이종호 엑스퍼트컨설팅 미래연구소장은 하반기 채용 동향에 대해 "블라인드 채용으로 자기소개서부터 면접까지 구직 업무에 대한 질문이 많아질 것이고, 직무평가 중심인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기준이 높아질 것"이라며 "입사하려는 직무와 조직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히는 포스코·CJ E&M·아모레퍼시픽·신한은행 인사담당자들 역시 "직무와 관련없는 스펙을 쌓는 것이 제일 바보 같은 짓"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하반기 공채에 나서는 포스코는 생산기술·설비기술·공정물류· 환경에너지 등 분야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다. 인문사회계는 마케팅·구매·재무·경영지원 분야에서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다. 최소한의 지원자격으로 성적이 4.5점 만점 기준으로 3.0이상 이어야 하고, 어학 점수는 인문사회계의 경우 토익스피킹 150점이상 또는 OPIC IM3 이상(이공계의 경우 토익스피킹 110점, OPIC IL이상)으로 제한했다. 도상엽 포스코 인사담당 대리는 "포스코의 경우 최소한의 지원자격을 뒀지만,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원칙을 정확하게 지킨다"면서 "현업 부서와 인사 부서가 두번씩 자소서를 평가하며 공정함을 더욱 부각시키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이번 자기소개서 평가시에 입사지원 ID를 제외한 모든 정부가 블라인드 처리된다. 이름과 학교 등의 정보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자기소개서는 더욱 중요해졌다. 포스코는 자소서 항목으로 회사선택의 기준· 희망직무와 연관된 본인의 역량· 힘들었던 순간과 극복의 과정· 최근 국내 이슈와 본인의 견해 등을 출제할 것을 예고했다. 포스코를 지원하고자 하는 취업준비생은 해당 자소서 항목을 미리 작성해 볼 것을 권유했다.
CJ E&M은 하반기에 △신인사원 전형 △글로벌 인재 전형 △신입 PD 전형 등 3개의 전형을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회사는 최근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너머 세계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는 만큼, 대륙별 스페셜리스트를 양성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 전형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서류 전형 오픈은 다음달 7일로 예고했다. 회사 인재채용팀 이재환 씨는 "오는 7일부터 서류를 접수하기 시작해 올 연말까지 공채 전형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무별로 살펴보면 신입사원 채용분야는 마케팅·광고영업·콘텐츠유통·경영관리 직무다. 글로벌 인재 전형에서는 마케팅·세일즈·MCN(다중채널네트워크·개인방송)·재무·인사 분야에서 새 식구를 맞이한다. PD분야에서는 TVN 등 방송분야와 디지털콘텐츠 제작 등에서 선발한다.
서류전형은 철저히 블라인드로 진행된다. 어학점수는 오직 글로벌 전형 지원자만 제출하면 된다. 이재환 씨는 "서류심사 평가위원이 보는 스크린을 보면 나이·이름·학교·전공은 전혀 뜨지 않고 지원 직무와 자기소개서 화면만 뜬다"면서 "자기소개서 역시 인사팀과 실무진을 매칭해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막연하게 콘텐츠에 대한 흥미를 느껴 지원한 사람의 경우 금방 퇴사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콘서트와 같은 콘텐츠 제작의 경우 남들이 모두 쉬는 주말·연말에 일이 몰리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일에 대한 소명의식을 먼저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J E&M 블로그를 통해 직전년도에 입사한 사례를 살표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구체적 채용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브랜드·글로벌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채용을 예고했다. 자기소개서 항목을 제시하며 취업준비생들의 이목을 끌었다. 회사가 제시한 자소서 항목은 아모레퍼시픽을 선택한 이유· 해당 직무를 결정하게 된 계기·성장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경험·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름다움'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등이다. 회사 인사팀 방주영 씨는 "아름다움이라고 해서 너무 거창한 것일 필요도 없지만, 회사를 노골적으로 찬양하는 자소서는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정육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학생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유통업에 대한 이해와 본사와 대리점과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습득했다는 것을 강조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름다움'이라는 추상적인 키워드를 바탕으로 자신의 사례를 적절히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채용 과정을 구체화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할 것으로 예고했다. 서류전형·실무진 면접 ·최종면접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톡톡 튀는 인재채용 방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실무진 면접에서도 5~10년차 선배가 면접으로 들어오고, 1대 10 토론 등 이색 면접도 도입한다. 지난해에는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중 한 명만 환생시킬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를 묻기도 했다.
자소서의 중요성 역시 강조했다. 신한은행 인사담당 이영미 과장은 "자소서의 정답은 없지만, 돈들여 첨삭받는 자소서는 오답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소소하지만 자신만의 경험을 진솔하게 담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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