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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이정현 "6천 `앨리스`와 2백억 `군함도`, 행복지수 똑같아"
입력 2017-08-28 07:01 
이정현은 "돈은 연기할 때 가장 나중에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이정현은 폭발적 에너지를 발산한다. 영화 군함도도 그렇지만, 명량에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말을 하지 못하는 캐릭터였으나 터져 나오는 아우라에 압도됐다. 하긴 데뷔작 꽃잎에서 극한의 감정 연기도 절대 잊을 수 없고, 가수로서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는 어떻고.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에너지의 비결은 뭘까.
이정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 답했다. 그는 "맡은 바 임무가 그러니 저 자신이 강인하게 바뀌는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마음먹어서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가 과연 이 작품에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기할 때 돈은 가장 나중에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돈을 생각했다면 중국에서 활동했을 때 드라마 많이 찍고 거기서 더 왕성하게 했을 텐데 안 그랬거든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행복지수를 따져요. 순제작비 6000만원이 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200억원이 든 군함도를 비교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저에게 준 행복지수는 두 작품 모두 같아요. 앨리스는 특히 제가 사비 털어가면서 했는데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정현에게 2015년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정말 행복했다"고 한 이정현은 우쭐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 남을 배우가 되려면 한두 작품이라도 들어올 때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고, 또 신중히 골라야 하는 것 같다"며 "아마 그래서 항상 작품을 고를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이정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계속 열심히,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택하고 싶답니다. 사드 때문에 작년 10월 이후 공연하러 중국을 못 간 것 같아요. 군함도도 참여해서 그런지 이웃 나라와의 문제가 잘 해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특히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정말 어려운 걸까요?"
이정현은 군함도에 함께한 조.단역 배우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덧붙였다. "많은 분이 (검지와 엄지를 맞대며) 요만하게 나왔는데 정말 열심히 해주셨어요. 흐트러진 분도 하나 없고요(이정현은 최근 엑스트라 한 명의 군함도 차별대우 글에 대해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많은 분이 챙겨주신 것 같은데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그분들이 군함도를 만든 거나 다름없죠. 타박상 등 부상이 있기도 하고(촬영이 끝났지 꽤 됐으나 여전히 몸에 상처가 있으니 가벼운 부상은 아니다), 살 빼는 게 힘들다(이정현은 43kg에서 36kg으로 감량했다)는 생각이 안 날 정도라고 할까요? 그분들을 보면 과거 군함도에서 고생하셨을 분들도 생각나고요. 안타까운 역사를 담은 영화 군함도의 좋은 점을 많이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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