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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면 한다”는 `멋진 남자` 손아섭, 20홈런-20도루는 필연이다
입력 2017-08-28 06:02 
항상 열심히 뛰는 손아섭. 악바리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손아섭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19개로 끝날 것 같으면, 20개를 쳐야죠.”
절대 근거 없는 자신감에서 나온 말은 아니었다. 지난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17호 홈런을 때린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29)은 덤덤하게 말했다. 기자가 던진 질문은 올 시즌 19개 홈런으로 끝나면 어떡하나”였다. 지난 7월20일 울산 삼성전에서 최초 홈런 판정을 받고도 비디오판독센터에서의 어이없는 오독으로 홈런 하나를 날린 손아섭에게 민감한 질문일 수 있었다. 더구나 손아섭은 이날 도루 2개를 추가, 21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홈런이 19개로 끝나면 20홈런-20도루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되는 것이니, 도둑맞은 홈런이 더욱 생각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개의치 않은 듯 자신 있게 답했다. 그리고 그 말을 실현 시키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3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24일 LG전 이후 손아섭은 27일 넥센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07년 데뷔 후 첫 20홈런 기록이었다. 24일부터 26일까지는 쐐기포를 쏘아올렸던 손아섭은 이날은 4-9로 뒤지던 7회말 무사 1, 2루에서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홈런이었지만, 롯데는 넥센에 8-9로 아쉽게 졌다. 그래도 최근 6연승을 비롯, 8월 넷째주를 5승1패로 마감하며 4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손아섭은 롯데 연승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8월 넷째주만 하더라도 25타수 13안타로 타율 0.520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시즌 타율은 0.344로 이 부문 8위에 랭크돼 있지만, 167안타로 최다안타 부분에서는 선두를 질주 중이다. 최근 자신이 가장 편한 2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더욱 물오른 타격감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큰 이유지만, 손아섭 특유의 승부욕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손아섭의 답변은 모법답안과도 같다. 팀이 한 경기 한 경기 중요한 상황이라 개인 기록에 신경 쓸 수 없다. 팀 성적이 좋으면 개인기록도 따라 올 것이다.”
사실 손아섭은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안타와 출루, 그리고 언제든지 도루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팔방미인형 선수다. 손아섭의 유니폼은 경기가 끝나면 항상 흙투성이다. 부상의 위험이 높지만 1루까지 전력질주에, 때에 따라서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도 불사한다. 손아섭의 투지는 분명 최근 롯데의 무서운 상승세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다면 한다"는 손아섭의 자세에서 20홈런-20도루는 필연적 결과일지 모른다. 이제 20홈런-20도루 고지를 밟은 손아섭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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