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STX조선 폭발사고 "전기적 요인 가능성 크다"
입력 2017-08-21 16:43 

4명의 사망자를 낸 STX 조선해양 석유운반선 탱크 폭발사고는 도장 작업 중 발생한 전기적 요인의 스파크가 주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사고현장 인근에서 용접 등 화기작업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21일 남해지방해양경찰청과 창원해경 등 30여 명으로 꾸려진 수사본부는 사고가 난 7만4000t급 선박 내부 잔유(RO) 보관 탱크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등과 합동 감식을 벌여 깨진 방폭등 1개와 스프레이 건 2개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날 감식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전기적인 요인으로 탱크 내에 차있던 유증에 의해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내다봤다. 현장 내 전기와 연관된 물체는 작업장을 비추는 방폭등, 탱크 내 유증기를 빼내는 팬이 대표적이다. 제품 결함이나 전선 피복의 노후화로 누전 등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방폭등은 특수 제작돼 깨져도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지만, 4개 중 한 개가 깨져 있어 사전 결함 가능성도 있다.
방폭등 피복 노후화 또는 도장 작업을 하는 스프레이 건의 결함으로 인해 마찰이 발생하면서 스파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해경은 조사중이다.
팬이 기능을 제대로 못했을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스프레이 도장작업에서 유증기가 많이 발생하긴 하나 팬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큰 폭발이 일어날 정도로 유증기가 내부에 차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작은 크기의 탱크 내부라 유증기를 빼내는 팬이 두개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유증기가 바로 밖으로 배출된다"고 말했다. 당시 탱크 내 작업장은 높이 10.5m, 가로·세로 각각 7.3m, 3.7m에 바닥면적이 27㎡로 작은 크기다.
해경 관계자는 "작업장 내 전기적인 요인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 감식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인 수사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도 18명의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해 이날부터 특별감독에 들어갔다. 지난 20일 오전 11시 37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내 탱크에서 폭발이 발생,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작업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