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전서 새 살충제 `에톡사졸` 검출…"인체 유해성 몰라"
입력 2017-08-17 16:52  | 수정 2017-08-24 17:08

지난 15일 '살충제 계란'사태 이래 처음으로 지금까지와 다른 살충제 계란이 대전 산란계 농장에서 발견됐다. 기존 검출됐던 비펜트린·피프로닐 등 진드기 박멸용 살충제가 아닌 '에톡사졸'이라는 식물해충 퇴치용 살충제다. 문제는 기존 피프로닐이 사람에게 두통, 감각이상, 장기손상 등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에톡사졸은 현재 인체에 어느정도 유해한지조차 보건당국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대전시는 대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15∼16일 유성구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이달 4일과 15일 생산한 두 종류의 계란을 수거 검사한 결과 에톡사졸이 0.01ppm/kg 검출됐다고 밝혔다.
에톡사졸은 농작물의 진드기, 거미 등을 없앨 때 사용하는 살충제로 가축 등 동물에서는 검출돼서는 안 된다. 특히 지금까지 식물해충 퇴치에 쓰다보니 동물과 인체에 대한 검출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대전시 관계자는 "검출기준이 없고 관련 연구도 진행되지 않아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에 따르면 해당 농장주는 농장 주변 잡초를 제거하고 파리 등을 잡기 위해 농약방에서 식물 살충제를 구매해 닭장 바로 아래에 살포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살충제를 뿌리는 과정에서 살충제 성분이 사육 중인 닭에게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에톡사졸이 검출된 농장은 대전에 딱 하나뿐인 산란계 농장이다.
6100여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며 매일 5000여개 계란을 인근 유성시장에서 전량 유통하고 있다. 지난 14일을 마지막으로 4200여개의 계란을 도매업소에 공급했고 에톡사졸 검출 소식에 이날 3900여개를 회수했다. 300여개는 이미 시중에 유통돼 소비된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에톡사졸이 검출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 표면에는 '06 대전'이 표기돼 있다.
한편 정부가 진행된 살충제계란 전수조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농장들이 직접 수확한 계란이 아닌 다른 계란을 샘플로 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비펜트린이 기준치 초과 검출된 양주의 신선2농장 관계자는 "닭 진드기를 잡기 위해 살충제를 쓰기도 했지만 직접 수확한 계란을 우리도 날마다 먹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정부의 전수조사 과정에서 우리 농장 계란만 냈다. 하지만 살충제가 안 나온 농장들은 다른 곳에서 계란을 가져와 자기 농장 샘플이라고 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대전 = 조한필 기자 / 홍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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