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드 재부각·신용 강등說 … 위기의 롯데쇼핑
입력 2017-07-31 17:34  | 수정 2017-07-31 19:45
롯데쇼핑이 언제 끝날지 모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드 용지 제공에 따른 중국의 강도 높은 경제 보복 조치로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사드 후폭풍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쇼핑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제기해 롯데쇼핑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7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8.52% 급락한 26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내내 약세를 이어갔던 롯데쇼핑은 단 하루 만에 주당 2만4500원이 빠지며 바닥을 헤맸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사업 정지가 장기화하면서 하반기 해외 부문 손실 폭이 축소될지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향후 사드 악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증권사들은 줄줄이 롯데쇼핑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7월 28일 롯데쇼핑이 2분기 실적을 공시한 이후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는 총 5곳이다.
특히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 손실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등이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이후에도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AA+'(안정적) 등급을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선 추가 조정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7월 6일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변동 요인을 별도 재무지표 기준에서 중국 사업 실적을 가산한 재무지표 기준으로 변경했다. 국내 유통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중국 내 할인점 영업정지 해제 시기가 불확실해지면서 이에 따른 재무 부담이 향후 롯데쇼핑의 신용도를 경정할 핵심 요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리포트를 통해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쇼핑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이 지속적으로 3.5배를 초과하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월 말 기준 롯데쇼핑의 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3.0배로 기준을 조금 밑돌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엔 순차입금 비율이 3.5배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주옥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영업정지가 해제되더라도 중국 대형마트 업계 내 브랜드 훼손 등으로 점포당 매출액은 영업정지 이전과 비교해 축소될 것"이라며 "올해 중국 할인점 총매출액과 EBITDA는 각각 9528억원, -166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30억원, 662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고민서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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