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팬티 한 장만 입고…" 군함도 생존 할아버지의 증언
입력 2017-07-07 14:50  | 수정 2017-07-08 15:38

영화 '군함도' 개봉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군함도에 끌려갔던 강제징용 생존자가 밝힌 '군함도의 진실'이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함도 제작진은 영화를 만들면서 군함도 강제징용 생존자인 최장섭 할아버지를 인터뷰했다. 최장섭 할아버지(89)는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1943년 2월 21일 그날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당시 16살 어린 소년이었다.
1943년 일본의 하시마(군함도) 탄광에 조선인 징용자들이 끌려갔다. 조선인 징용자들은 지하 1000m, 평균 기온 45도 이상 해저 탄광에서 허리조차 펴지 못한 채 석탄을 채굴해야 했다.
최 할아버지는 "여름에도 겨울에도 팬티 한 장만을 입고 일했으며 이름 대신 번호로 불렸다"고 말했다. 이어 "식사로는 콩깻묵 한 덩어리가 전부였다"며 "그거 먹고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서 자다 다시 일어나서 일하고 말 그대로 지옥 같았다"고 회상했다.

탄창 소리가 쉼 없이 들리는 그곳에 있다보면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고 천장에서 바위가 떨어지면 깔려 죽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끔찍한 생활이 계속되던 중 나가사키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징용자들은 두 달 후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하지만 그동안 총 120명이 희생됐고 생존한 강제징용자들의 몸과 마음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았다.
강제징용의 뼈아픈 역사가 남아있는 군함도는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유산으로 지난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일본은 강제징용의 역사를 감춘 채 이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관광지로만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최 할아버지는 "지금도 일본의 역사를 들으면 짓밟아 버리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격노했다. 또 "일본이 이 섬에 군함도라는 이름을 멋대로 붙이고 유네스코에 등록하며 그곳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말살시키는 동안 대한민국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관광지로만 홍보하는 일본 정부의 잘못된 역사관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군함도의 진실'이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서경덕 교수는 "세계적인 여론을 통해 일본 정부를 압박하여 강제징용의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게 하고 하루빨리 군함도에 강제징용을 알리는 안내판을 세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은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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