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애인 열쇠수리공 부부, 경일대에 1억4000만 원 기부
입력 2017-06-27 19:23 
경일대에서 열쇠수리점을 운영 중인 신기환, 송춘연씨 부부. [사진제공 = 경일대]

대학에서 20년 넘게 열쇠수리점을 해 온 장애인 부부가 1억4000여 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경일대학교에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언어 청각장애 1급을 갖고 있는 신기환(52), 송춘연(47)씨 부부다.
신 씨는 1994년 경일대학교가 대구 효목동에서 경산캠퍼스로 이전하던 해에 대학 측의 배려로 임대료 없이 학생회관 내에 열쇠수리점을 열었다. 이후 23년간 신 씨는 경일대에서 열쇠와 도장 제작을 해오면서 같은 장애를 갖고 있는 아내 송씨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이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신 씨 부부는 대학을 찾아 자신이 거주 중인 경산시 하양읍 자택(건물면적 52㎡)과 대지(180㎡) 일체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건물과 대지 가격은 모두 1억3600만 원에 이른다. 신씨 부부는 장애로 인해 영상 수화를 통해서만 의사전달이 가능하다.

신 씨는 "경일대의 배려가 없었으면 장애인 신분으로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가진 자산이라고는 집이 전부이지만 20년 간 경일대에서 받은 사랑이 집보다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부의 뜻을 전했다.
대학 측은 신 씨의 뜻대로 부동산 기부채납 절차를 완료하고 본인 희망 기간까지 무상으로 자택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부자 명의의 장학금도 신설하고 사회복지 명예학사학위도 수여할 계획이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은 "기부자산은 학생 행복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기부자의 생활도 불편함이 없도록 대학이 나서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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