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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에 원유 투자 펀드 '울상'…왜?
입력 2017-06-27 07:33  | 수정 2017-07-04 08:05
국제유가 하락에 원유 투자 펀드 '울상'…왜?



국제 유가의 하락 여파로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가 줄줄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실물자산에 연동해 수익을 내는 순자산 50억원·운용 기간 3개월 이상 커머더티형 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23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원유 펀드가 나란히 수익률 하위 1∼3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가 -16.54%의 수익률로 손실이 가장 컸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H)(-16.53%),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15.58%) 등의 순이었습니다.


인버스 형을 제외한 원유 펀드는 이 3개가 전부로 최근 1개월간 평균 16%가 넘는 손실을 본 셈입니다.

반대로 원유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형 펀드인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H)는 같은 기간 18.65%의 수익률로 성과가 가장 좋았습니다.

국제 유가는 지난달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셰일업계 생산량이 시장 예상을 웃돌고 있고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감산 합의를 비껴간 산유국들의 원유 증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은 43.01달러로 마쳐 5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최근 이틀간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10개월 동안 최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급 과잉 우려로 일각에선 배럴 당 45달러를 밑돈 유가가 30달러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인버스 형을 제외한 원유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16.22%)이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13.43%)보다 2.79%포인트 낮아진 것도 이런 유가 하락과 궤를 같이합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낮은 유가는 기업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유가가 임계치를 뚫고 하락하면 경기 후퇴의 신호로 부정적일 수 있다"면서 "지금으로선 배럴 당 20달러 선에서 하단 저항선은 견고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수요가 좋은 시기이고 미국의 수요 회복이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가솔린 판매가 최근 3개월 연속 둔화하는 등 반등의 여지는 적어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른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의 약세가 이어지면 미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 하락은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출구전략을 진행하는 미국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 간 견해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 연구원은 "전기차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원유 소비 수요의 둔화 가능성도 있다"며 "원유가 가격 낙폭 과대에 따른 매력이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매력 자체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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