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송강호가 또 재현하는 역사의 한 장면 80년 광주 `택시운전사`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송강호가 또 한 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재현한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아픈 역사의 현장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다.
송강호는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너무 아픈 현대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마음의 부담감이랄까? 역사의 한 부분을 감당하기에 내 자신의 자질이 과연 이 이야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어서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부담감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그런 것 때문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다"며 "그렇지만 '변호인'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이야기가 내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내 마음 속에서 더 커졌다. 이 이야기가 힘들겠지만 뜨거움과 열정, 열망을 많은 분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다시 참여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8월 개봉 예정인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린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송강호가 서울의 택시 운전사 김만섭, 유해진이 광주 토박이 택시운전사 황태술, 류준열이 광주 대학생 구재식,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영화 '피아니스트' 주인공으로 유명한 토마스 크레취만이 독일기자 피터로 나온다.
류준열은 "젊은 배우라면 송강호, 유해진 선배와 작품 하는 것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며 "송강호 선배와 함께하게 된 건 벅찬 경험이었다. 촬영장에서 툭툭 한마디씩 하는 농담 혹은 조언들이 숙소가서 누워있으면 하나씩 생각났는데 그런 기억이 지금 또 난다. 해진 선배 역시 마찬가지다. 첫인상은 푸근하고 털털한 모습에서 '좋은 분이구나' 생각했는데 촬영에 임할 때는 굉장히 날카롭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었다"고 만족해했다.
유해진도 송강호와는 첫 연기 호흡이다. "라면 광고 말고는 처음 호흡을 맞췄다"고 미소 지은 유해진은 "송강호 선배와 처음 연기한다고 하면 '정말?'이라는 분이 많다"며 "예전에 '의형제' 때 송강호 선배가 연기하는 걸 보고 싶어 양수리 세트장에 갔다. 붐맨 뒤에서 훔쳐본 기억이 있다. 이번에 강호 선배와 하게 돼 영광이고 많은 걸 배운 것 같다"고 좋아했다.
장훈 감독은 "김사복이라는 이 분에 대해 알려진 부분이 없다"며 "우리와 같은 보편적인 소시민일 텐데 그 택시기사는 광주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생각해봤다. 그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는 이야기라 제목을 '택시운전사'라고 붙였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토마스 크레취만을 섭외한 데 대해서는 "독일 쪽 에이전시에 연락했을 때 아마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번역해 보냈는데 배우가 만나기를 원했다"며 "그의 미국 집에 가서 설득하려고 했는데 이미 배우가 작품의 취지에 공감했다. 적극적으로 먼저 참여 의사를 표현해서 설득하러 갔다가 저녁 식사 대접을 받고 왔다. 처음부터 기분 좋게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송강호는 토마스 크레취만과의 호흡에 대해 "'설국열차'에 참여할 때는 도망다닌 적이 많았는데 이건 택시 안에서 같이 있어야 하니 아주 어색한 침묵이 많이 흐르곤 했다"며 "간단한 건 하지만 긴 대화는 서로가 못했다"고 웃었다. 이어 "그 분의 성격이 너무 좋다. 작년 여름은 너무 더웠다. 세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몇개월 동안 밖에서 촬영하는 강행군인데도 웃음 잃지 않은 모습 생각하면 대단한 배우 같다"고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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