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초 재건축 들썩…`최대어` 반포주공1 통과
입력 2017-06-12 17:35  | 수정 2017-06-14 09:16
조건부 의결로 사실상 건축심의를 통과한 서초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감도. [사진 제공 = 서울시]
"1·2·4주구 건축심의 통과는 예상했지만 막상 소식이 들리니 공인중개소에서 한 달도 안돼 5000만원을 올려주겠다고 합니다."(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 1단지 전용면적 84㎡형 소유자 김 모씨)
올해 강남 한강변 재건축 '최대어'로 통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대형 단지들이 사실상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일대 재건축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투자자와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눈독을 들이는 반포주공1단지다. 이 단지는 저층, 한강변 조망, 학군,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신반포로 사이에 들어선 입지로 주목을 받는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제16차 건축위원회가 지난 9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조감도) 조합의 건축정비사업 계획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조합 관계자는 "강변 경관을 고려한 최고 35층 층수 제한과 한강 이용 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공기여 등 서울시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시와 서초구청 의견을 꾸준히 수용한 결과"라며 "8~9월께 공동 시행 방식으로 지분제 혹은 도급제 형식을 정해 사업을 빠르게 진행해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3주구 조합의 건축정비사업 계획안도 이달 초 서울시 건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조건부로 통과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2100가구 규모 1·2·4주구와 1490가구 규모인 3주구는 각각 총 5388가구, 총 2091가구로 거듭난다.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규제 논의가 오가지만 막상 사업 소식이 전해진 반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 시세는 연일 최고점을 달린다. KB부동산시세와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주공 1단지 1·2·4주구 전용 84㎡형은 재건축 투자 열기가 한창이던 2016년 10월 말 26억1500만원 선이었다가 '11·3 대책' 이후 주춤했지만 올해 2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5월 말 26억4000만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최근 조합이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공동 시행 방식(지분제)을 선택해 사업시행인가 전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준비에 들어가자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돌고 있다. B공인 관계자는 "지분제는 조합과 건설사가 사업 수익 혹은 손실을 분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지만 1·2·4주구는 분양 흥행을 예상하는 건설업계와 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조합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용 72㎡로만 구성된 3주구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4월 조건부 심의가 사실상 통과됐다는 소식에 가격이 오르면서 5월 들어 16억원을 넘어섰다.
최고 35층, 22개동, 총 2938가구로 다시 짓는 신반포3차(현재 총1140가구)·반포경남(현재 총 1056가구) 통합 재건축 단지도 올해 들어 전용 98㎡형이 16억원을 넘어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반포경남 전용 98㎡형은 지난달 16억2000만원에 신고 거래됐다.
사업 속도에 대한 기대감 속에 집주인은 호가를 올리고 매수 문의도 활발하지만 시장 상황은 마냥 밝지 않다. 재건축 심의 통과는 예측 가능한 호재인 반면 8월 부동산시장 대책 발표설,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규제는 불확실성이 짙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강남권 재건축을 사들이는 고소득자들 입장에서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보유세 강화 등이 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포동 D공인 관계자도 "주공1단지 매매 문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실거래는 이만큼 따라가지 못한다"며 "올 들어 가격이 1억~2억원 이상 뛰며 급등한 데다 규제를 의식한 사람들이 막상 거래를 앞두고 관망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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