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佛 `마크로마니아` 총선까지 접수…마크롱 신당 `파죽지세`
입력 2017-06-12 17:07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11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 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뒀다. 출구조사 결과,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과반을 넘어 78%의 의석을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 39세의 정치신인으로 대선에 뛰어들어 대권을 거머쥔 데 이어 의석수 '0'의 정당을 절대 다수석 정당으로 탈바꿈시키는 '기적'을 이뤄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1차 투표 개표결과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와 민주운동당 연합이 32.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도보수 공화당(21.5%)과 극우 국민전선(FN·13.2%)은 물론 극좌 프랑스 앵슈미즈와 공산당(PCF) 연합(11.02%), 중도좌파 사회당 연합(9.51%)을 모두 압도하는 지지율이다.
득표율을 바탕으로 집권당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석수는 최대 455석으로, 전체 577석의 78%에 달한다. 과반인 289석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프랑스 총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전체 지역구 투표의 12.5% 이상을 얻은 후보들이 참여해 결선 투표를 치른다. 2차 결선투표를 기다려야 하지만 집권여당의 압승은 따논당상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출구조사 발표 직후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가 돌아왔다"며 "이번 일요일 의회는 우리 공화국의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 개혁과 적극적인 기후변화 리더십, 자국내 노동시장 유연화, 정치부패 청산 등의 개혁작업들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앙마르슈의 선전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프랑스에서는 새 대통령의 원할한 국정운영을 위해 대선 후 치러지는 첫 총선에서 집권당을 밀어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400석 안팎에 이르는 거대 여당이 나온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마크롱 이전에는 1968년 샤를 드골 대통령 당선 후 첫 총선에서 집권당이 전체 의석의 72%를 차지한 것이 유일한 사례다.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를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시킨 '국민 영웅' 드골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대선에 이어 총선까지 승리를 거둔 '마크롱 매직'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지난20여년간 경제침체에 빠져 '늙은 프랑스'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제3의 길'을 걷고 있는 마크롱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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