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법원 "졸음운전 사망 군 장교, 국가유공자 인정 불가"
입력 2017-06-12 16:18  | 수정 2017-06-19 16:38

대법원이 비상근무 이틀 후 졸음운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군 장교에 대해 유공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박모(사망 당시 26세) 중위 유족이 강원서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유족 등록 거부 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박 중위는 부대 내 비상상황이 발생해 2012년 6월11~15일 닷새간 2교대 근무를 선 뒤, 같은 달 17일 당직근무로 밤을 새웠다.
박 중위는 18일인 다음 날 인근에서 함께 근무했던 옛 동료들과 저녁을 먹고 복귀하다 졸음운전으로 중앙선을 넘어 25t 트럭과 충돌해 사망했다.

유족 측은 "부대 내 비상근무와 당직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국가 유공자로 인정해 줄 것을 보훈 당국에 요청했다.
하지만 보훈 당국이 "군 공무수행과 무관한 사적인 용무로 출타 후 복귀하다 졸음운전으로 사망한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박 중위가 부대 내 비상근무에 이은 당직 근무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점, 부대 내 식당을 이용할 수 없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외출을 한 점 등을 이유로 유족 측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할 것을 주문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순직군경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망이 국가의 수호, 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 과정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박 중위의 경우 계속된 철야 근무로 극심한 피로가 누적된 사정은 인정된다"면서도 "이미 이틀 전에 종료된 비상근무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디지털뉴스국 황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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