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하이동 임의 조절해 광전소자 효율 개선
입력 2017-06-12 14:14 

국내 연구진이 메타물질로 광전소자 전력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타물질은 자연계 물질이 구현하지 못하는 특성을 지니도록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로 설계된 인공 구조를 말한다. 12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우정원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최근 메타물질로 전하 이동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광전소자 전력생산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최근 차세대 에너지 소자로 각광 받는 유기 태양전지는 1세대 실리콘 태양저지와 2세대 박막 태양전지보다 가공이 쉽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낮은 효율과 짧은 수명이 단점이다. 관건은 전류 생성률을 높이는 일이다. 빛을 흡수해 광활성층에서 생성된 전자·정공 쌍으로 이뤄진 엑시톤은 억셉터로 이동해 전자와 정공으로 분리되고 전자는 양극, 정공은 음극에 모여 전류를 생성한다. 여기서 엑시톤의 시상수(엑시톤이 전자와 정공으로 분리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가 길면 억셉터로 갈 확률이 높아져 전류 생성률이 증가한다.
연구진은 빛의 파장보다 70배 정도 더 얇은 10㎚(나노미터·10억분의1m) 두께의 은과 산화막을 교대로 층층이 쌓아 만든 메타물질을 제조했다. 이 위에 코팅한 분자에서 일어나는 전하이동 현상을 메타물질로 임의 조절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
이론적으로 분자 주변의 유전상수(물질의 전기적 특성을 나타나내는 고유 값)를 낮추면 엑시톤의 시상수는 증가한다. 연구진은 메타물질을 이용해 분자 주변의 유전상수 값을 낮춰 엑시톤이 전자와 정공으로 분리되지 않고 더욱 오랜 시간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소자의 전력생산 효율을 높게 만들었다. 결국 광전소자의 광활성층에서 일어나는 전하이동 현상을 복잡한 공정 없이 베타물질로 제어함으로써 엑시톤의 시상수를 3배가량 늘리는 데 성공했다.

우 교수는 "기존에는 광전소자의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소자의 구조 자체를 조절하는 광학설계 기술을 이용해야 했지만 이는 안정적인 효율을 얻기 어려웠다"며 "그 대신 메타물질을 이용해 전하이동 현상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면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하는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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