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마트기기 전자소자도 3D 프린팅으로 인쇄
입력 2017-06-12 14:13 

국내 연구진이 전기가 통하는 초미세 전자회로를 3차원으로 인쇄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12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설승권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은 최근 탄소나노튜브와 은 나노입자를 이용한 3D 프린팅용 나노 전자잉크와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전기가 통하는 수백 나노미터(㎚·10억분의1m) 크기의 스마트 기기용 전자회로를 인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3D 프린팅 관련 중소업체인 대건테크에게 이전됐다.
최근 전기·전자 산업에서는 회로들을 유연한 기판 위에 더 작게 집적화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2D 기반의 고집적화는 이미 물리적 한계에 접어들었으며 집적도를 더욱 높이려면 3D 형상의 전기·전자회로와 소자 제작이 필요하다. 3D 프린팅은 디지털 디자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재를 층층이 쌓아올려 입체 형태의 제품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적층가공'으로도 불리는 이 기술은 최근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한 3D 프린팅을 실현하려면 프린팅 기술에 맞는 3D 프린팅용 잉크 제조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다양한 나노 소재 전자잉크가 인쇄전자산업에 적용돼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등 디지털 가전은 물론이고 전자종이처럼 차세대 유연 전자소자를 제작하는 데 폭넓게 활용되고 있지만 2D 기반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와 은 나노입자를 이용해 3D 프린팅용 나노 전자잉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2차원 인쇄전자 기술에 사용되는 전자잉크와 유사하게 낮은 점도를 지니면서도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갖는 3차원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설 책임연구원은 "기존 인쇄전자용 잉크도 간단한 조작으로 3D 프린팅에 활용할 수 있다"며 "3D 프린팅용 잉크 소재를 다양화할 경우 인쇄전자의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다양한 형상의 기능성 3차원 인쇄를 할 수 있는 잉크 기반 3D 프린팅 기술도 개발했다. 잉크 토출을 위해 잉크 방울을 형성하거나 압력을 가해야 하는 기존 프린팅 방식과 달리 잉크의 표면 장력을 이용해 펜으로 글씨를 쓰는 것과 같은 새로운 방법으로 프린팅하는 기술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거시적 구조물을 제작하는 것에 그쳤던 3D 프린팅 기술 한계를 넘어 다양한 소재로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관련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ACS 나노'와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 등에 게재됐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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