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도입된 독립투자자문업(IFA) 제도가 한달째 스타트를 끊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인 탓에 투자자문사들의 문의는 많지만 섣불리 전환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IFA를 신청한 일반 법인 및 투자자문업자(FA)는 현재까지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금 1억원 이상에 투자권유자문 인력 1명만 있어도 자문사로 등록할 수 있어 프라이빗뱅커(PB)업계에 새 바람이 불 것이라는 등 도입 전 소문이 무성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별다른 인기를 끌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IFA는 투자자문사가 특정 금융사에 소속되지 않은 채 각종 금융상품에 대해 컨설팅(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 해소와 자산관리서비스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난달부터 IFA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IFA는 금융사로부터 수수료 등의 이익을 수취할 수 없고 자문 받은 고객에게만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IFA는 판매사로부터의 커미션이 사라져 수익성이 FA 대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다룰 수 있는 상품 범위 역시 FA와 동일해 굳이 IFA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에 따라 FA 설립 요건이 기존 자본금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진 점도 IFA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FA와 IFA는 모두 동일하게 1억원 이상이면 투자자에게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환매조건부채권(RP), 예금 등을 추천할 수 있다. 5억원 이상이면 주식, 채권, 파생 등 금융투자상품 등이 포함되며 8억원 이상이면 부동산 등 대부분의 금융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동일하다. 여기에 FA는 다수의 금융사와 제휴가 가능해 수익 확보가 용이하다.
IFA 전환에 따른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문사들 사이에서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지에 대해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누군가 첫걸음을 내딛기 전까지는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가 기저에 깔리고 있는 것.
금융 당국은 현재 제도 초입인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FA 전환 신청에 대한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면서도 "관심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실제로 추진하는 데 있어 다들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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