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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두산그룹, 올해 최소 3조원 이상 자금조달
입력 2017-06-12 09:37 

[본 기사는 06월 08일(10:0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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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올 들어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 투자을 위해 최소 3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금융시장에서 조달한다. 그룹 차원에서 과다한 채무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두산밥캣 인수대금을 다시 조달하고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신사업 투자에 나섰다.
올해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밥캣, 두산엔진 등 총 4개 두산그룹 계열사가 국내외에서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총 2조3218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오는 20일 발행 예정인 두산의 공모 회사채 1000억원과 하반기 발행 계획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주인수권부사채 5000억원과 외화표시 채권 3억달러(한화 3371억원)까지 고려하면 3조2589억원으로 늘어난다. 두산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AA급 이하인 관계로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다. 지난 한 해 동안 두산그룹이 발행한 회사채는 1750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은 공모채와 사모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뿐만 아니라 외화표채 채권, 선순위 텀론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국내외에서 조달했다.
이처럼 두산그룹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까닭은 기존 차입금을 더 낮은 금리로 다시 조달해서 금융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일례로 두산밥캣은 지난달 13억4500만달러 규모의 선순위 텀론 B를 통해 기존보다 이자비용을 1.15%포인트 가량 낮춰 연간 1500만달러 이상의 금융비용 절감효과를 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에는 오는 10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두산그룹이 다양한 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채무재조정(리파이낸싱)에 나서면서 금융비용 절감과 재무구조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주요 계열사별로 자금조달 계획을 살펴보면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이 석 달만에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A-)은 오는 23일 2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공모로 발행한다. 이에 앞서 1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근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이 잇달아 투자자 모집에 성공하면서 지주사인 두산 또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산은 지난 3월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신용등급A-)은 지난 7일 1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을 사모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3.7%로 발행대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채권 발행실무는 KB증권이 맡았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4일 신사업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사채(BW)를 발행했고 같은달 23일에는 회사채 차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1년 만기 회사채 700억원을 사모로 발행했다. 한달 새 62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한 셈이다.
또 다른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BBB)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외화표시채권(글로벌본드) 발행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두산인프라코어는 5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현재 금리는 3.25%지만 금리가산(스텝업) 조항에 따라 오는 10월에는 5%포인트의 금리가 가산된다. 이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는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을 이용해 이자비용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시를 통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조기 상환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건설기계 사업이 확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두산밥캣 역시 견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어 향후 신주인수권 행사 가능성을 높게 본다"라며 "이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BW 발행은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주주우선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두산그룹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600억원, 두산중공업의 자회사가 일반 공모로 300억원 등 총 9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아울러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3억달러(한화 3371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만기와 발행금리 등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BW 발행대금 일부와 글로벌본드 발행대금을 영구채 상환에 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BW와 글로벌본드 발행은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여건이 좋을 때 과거보다 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인 두산밥캣는 지난달 13억4500만달러(한화 1조5118억원) 규모의 채무재조정(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지난 2014년 차입한 17억달러 가운데 3억5000만달러를 조기 상환한 후 나머지 대금을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미국 내 기관투자자와 은행으로부터 텀론 B(Term Loan B)를 발행했는데 금리는 기존 차입 금리와 비교해 1.15%포인트 가량 인하된 Libor금리+2.75%로 결정됐다. 회사 측에서는 이자율 인하에 따라 연간 1500만달러 이상의 금융비용이 절감돼 두산밥캣이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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