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민의당,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 발휘
입력 2017-06-08 19:59 
국민의당 / 사진= 연합뉴스
국민의당,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 발휘



국민의당은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캐스팅보트'를 쥔 원내 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 논의 끝에 강 후보자가 공직자로서 도덕성과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위장전입과 관련해 끝까지 진실을 말하지 않았고, 증여세 관련한 상당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 후보자에 낙마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지명철회를 요구하며 맞서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임명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여당은 자기들 야당 했을 때는 잊어버리고 무조건 정부에 편들어주고 손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외교 분야에 있어 호평을 받을 만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는 국민의당이 이낙연 국무총리 찬성 목소리를 낸 데 이어 다른 공직 후보자에 대해서도 무조건 협조하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여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당이 국민의당을 '사쿠라 정당'이라고까지 표현하는 상황에서, 강 후보자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국민의당이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또 새 정부의 첫 인사청문 대상이었던 이 총리의 경우 내각 구성을 위해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의미가 컸다면, 강 후보자는 제기된 각종 의혹만으로도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기류가 당 내부에 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의원은 "이태규 간사가 강 후보자에 대해 '의혹과 흠결을 덮을 역량을 찾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해 공감을 얻었다. 오늘 강 후보자 옹호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고 의총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박지원 전 대표도 그간 SNS에서 청문 대상들에 대해 긍정적 언급을 하던 것과 달리, 이날 의총에서는 강 후보자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전 대표는 "적격이든 부적격이든 의견을 달아 보고서를 채택하면 적격 의견과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고서 내용과 관계없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 만큼,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려면 채택을 거부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국민의당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후보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특히 전북 출신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당내에서는 인준안 처리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됨에도 불구,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필요할 경우 여당과 각을 세우면서도 당 지지기반인 호남지역 민심이 대통령과 여당에 기울어진 상황인 만큼, 지지층 민심을 살피며 사안별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박 비대위원장은 도덕성, 변화·혁신 능력, 국민통합 3가지에 '국정 공백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원칙을 더한 '3+1' 인사청문 기준을 제시하며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내각 구성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 발목잡기라는 지적을 듣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누가 뭐라 하든 당의 독자적인 판단과 기준을 갖고 당당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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