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액상품 판매 막힌 MG손보, 1천억 유상증자
입력 2017-06-08 17:42  | 수정 2017-06-08 19:38
최근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었던 MG손해보험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는 이달 내 긴급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시행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유상증자 대상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가 될 전망인데 이 펀드의 최대 출자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증자 규모만큼 자금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새마을금고는 2013년 MG손보를 인수한 이후 총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상증자 형태로 지원해왔다.
MG손보는 지급여력비율(RBC)이 150% 이하(1분기 기준 118.69%)로 떨어진 상태로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예금자보호가 안 되는 5000만원 이상 MG손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이 때문에 MG손보는 자본 확충을 통해 RBC를 높이는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 왔고 이번 유상증자로 RBC 150% 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G손보는 지난 1분기 2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면서 영업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보험회사 RBC는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과거 금융감독원에서는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금융업계는 150%를 기준으로 아래로 떨어지면 지급여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MG손보처럼 RBC가 150% 이하로 떨어져 시중은행의 저축성 보험 판매 제한을 받고 있는 흥국생명은 오너와 계열사 지원이 없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현재 자본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 자산 매각 등을 검토 중이지만 기업 오너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라 의사결정이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MG손보와 같이 증자 대신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할 경우, 5% 전후의 높은 금리를 주고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향후 회사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A생보사 임원은 "최근 생보업계 내에서 흥국생명 직원들이 이직을 알아보고 다닌다는 소문이 도는 등 내부 직원들의 동요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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