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미 폭탄증언에…美민주당·공화당 제각각 해석 내놔
입력 2017-06-08 08:54 
코미 / 사진=연합뉴스
코미 폭탄증언에…美민주당·공화당 제각각 해석 내놔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이 7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을 요구받았다는 등의 충격적인 증언을 내놓으면서 워싱턴 정가가 폭풍에 휩싸였습니다.

8일부터 열리는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코미 전 국장이 어떤 육성 증언을 내놓느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논란과 탄핵론까지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코미의 증언을 제각각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면서 각자 유리하게 정치적 계산을 하는 듯한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대선 과정에서 FBI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이메일 사건 수사와 관련해 코미 전 국장과 '앙금'이 남아있는 민주당은 다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메일 수사 당시 코미 국장을 맹비난했던 민주당으로서는 입장이 바뀌어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격돌을 불사하고 있는 코미를 이제는 편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여전히 유·불리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는 혼란스럽고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남아있다고 NYT는 해석했습니다.

상원 정보위의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오리건) 의원은 "코미 전 국장과 여러모로 맞는 점이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해임한 시점을 보면 뭔가 냄새가 풍긴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과거의 일(클린턴 이메일 수사)에 집착하지 말고 흔들리지 않을 반(反) 트럼프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민주당 마틴 하인리히 상원의원(뉴멕시코)은 "청문회를 통해 이 정권이, 그리고 대통령이 FBI 국장의 일을 어떻게 방해했는지 대중에게 알려주고자 한다"면서 "코미의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FBI의 일상 업무를 방해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상원 정보위에서 민주당 간사를 맡은 마크 워너(버지니아) 의원은 "러시아 문제를 앞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뱉은 발언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공화당은 코미의 증언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사실로 입증해준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NYT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켄터키) 의원이 "민주당이 그토록 비난하던 코미의 해임에 왜 반대하느냐"고 딴죽을 건 대목을 소개했습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대놓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호했습니다.

로나 맥대니얼 전국위원장은 코미 증언이 공개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맞았다는 것 아니냐"며 "코미 증언은 대통령이 조사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재확인해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대상이 아니다"라고 확인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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