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김옥빈 “액션 전문 여배우? 하지원 선배 이어 영광스러운 수식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최근 칸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지는데 그간의 모든 고생을 한 순간에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어릴 땐 그저 부끄럽고 민망하기만 했는데 이번엔 정말 달랐어요.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치는 뭉클함을 느꼈죠. 그 시간이 끝나질 않기만을 바랐어요.”
박찬욱 감독의 ‘박쥐 이후 또 한 편의 인생작을 만난, 배우 김옥빈(30)을 만났다. ‘악녀, 그것은 흥행 스코어와는 별개로 그녀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줄 작품인이 분명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흰 슈트 차림으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김옥빈을 만났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 속에서 ‘악녀(정병길 감독)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물으니, 칭찬을 많이 받긴 했는데 ‘관객들이 막상 보러 와서 실망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액션을 즐기시는 분들부터 아닌 분들까지 재미있게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미소 지었다.
‘악녀는 아직 국내에서는 개봉하지 않았지만 올해 ‘칸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며 이미 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는 8년 전 ‘박쥐로 칸에 갔을 땐 너무 어릴 때라 왜 박수를 보내는 지 그저 부끄럽고 민망하고 어리둥절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그간의 고생이 한순간에 해소되는 기분이었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배우 김옥빈은 심한 몸 고생에도 불구하고 `악녀` 완주에 뿌듯해 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 분)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물. ‘나는 살인범이다로 상업영화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정병길 감독의 신작으로 가히 한국 액션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풍부한 상상력, 강렬하고 숨을 멎게 만드는 액션 시퀀스는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하다.
김옥빈은 어릴 적부터 워낙 액션물을 좋아했다. 특히 홍콩 액션물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며 그 꿈을 이뤘다. 흥행 여부를 떠나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물론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겠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장르적으로 아무래도 여배우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긴 했지만 워낙 몸 쓰는 걸 좋아했던데다, 시나리오 자체도 굉장히 세련되고 매력적이어서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했어요. 촬영 내내 피나고 멍들고 찢어지고 다치면서 고생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사히 완주했다는 것에 굉장히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여전사로 거듭난 그는 ‘액션 전문 여배우로 인정 받은 기분이 어떠냐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 당연히 너무 기쁘다”면서 하지원 선배님 이후로는 그렇게 액션 능력을 인정받고 강조되는 배우를 본 기억이 없는데 이번 작품을 계기로 내게도 좋은 수식어가 붙는다면 영광스러울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긴 했지만 영화 개봉 시기가 다양한 이유로 차이가 생기다보니 활동이 뜸한 것처럼 보여지기도 한 것 같아요. 실제로 요즘에는 다작하는 선배님들이 많으시니까 (그들의) 빼곡한 필모를 보고 있으면 부럽기도 해요. 대중적인 배우는 아니라는 걸 스스로도 잘 알기에 앞으로는 기회만 닿는다면 다양한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 싶어요. 특히 액션물을 통해 한번 큰 경험을 했으니 스포츠 영화나 액션 사극, 무협 등 몸 쓰는 작품이라면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라디오나 예능 등 새로운 장르에도 언제든 기회가 닿는다면 하고 싶고요. 연기의 참맛을 알았다고나 할까요? 쉬려니 몸이 근질근질하네요. 하하!”
끝으로 그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김옥빈하면 딱 떠오르는 대표작을 세 편 찍고 싶다는 꿈과 목표를 가졌는데 ‘박쥐에 이어 ‘악녀가 그 두 번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니, 꼭 그랬으면 좋겠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강렬한 역대급 액션퀸의 탄생이자 한국 액션물의 신세계를 연 ‘악녀는 8일 개봉한다.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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