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배구조개선 난항 그룹은 금호아시아나·현대백화점
입력 2017-06-07 15:02 
금호아시아나 금호산업 /사진=매경DB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31] 문재인정부 출범 후 LG, 현대로보틱스, GS 등 지주사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명한 지배구조 체계 구축에 대한 정부 정책의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지주사 체계가 완비된 그룹의 경우 지주사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017년 7월 발표한 대기업 집단은 삼성, 현대차 등 27개입니다. 7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 중 실질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된 그룹은 SK, LG, GS, 농협, 한진, CJ, LS 등 7곳입니다. 이 중 농협을 제외한 6개 그룹의 지주사는 연간 저점 대비 평균 35%가량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지주사는 아니지만 두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두산 역시 3월 저점 대비 22%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이들의 지배구조 개선작업 현재 상황을 보겠습니다. 현행 지주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은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입니다. 증손회사의 경우 100%를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SK는 손자회사인 대전맑은물(비상장사) 지분이 32%, 상장 자회사인 SK증권은 9.9%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대전맑은물 지분은 8% 이상 끌어올려야 합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금융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SK는 SK증권 지분을 올해 8월까지 처분할 예정입니다.
GS는 비상장 자회사인 살데비다코리아(지분 33.3%), 한진칼은 비상장 손자회사 5곳(한국티비티, 인천항3부두운영, 서울복합물류프로젝트금융투자 등)의 지분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나덕승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정부에서 지분율 요건을 강화할 경우 SK는 상장계열사인 SK텔레콤(25.22%)과 SK하이닉스(20,77%)에 대한 지분을 확대해야 한다"며 "한진칼 역시 한진(21.63%)과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실 이들보다 더 시급한 것은 다른 대기업들입니다. 삼성은 지난해 말 이후 검토해 온 지주사 전환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고, 현대차는 공시를 통해 지주사 전환 추진설을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롯데와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전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주사 전환설을 부인하긴 했지만 현대차는 어떤 방식으로든 순환출자를 해소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순환출자가 그룹총수의 지배권 유지와 승계에 활용되는 대표그룹으로 현대차를 꼽은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순환출자 해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한 지배구조를 확립한 후 잔여작업에 한창입니다. 나덕승 애널리스트는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는 상장 자회사 지분요건(20%) 충족을 위해 재상장일인 10일 이후 한 달 이내 현물출자·지분스왑을 통해 상장 자회사 3개사의 지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주사 전환과 함께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지분 7.98%로 인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가 필요하고,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확대 외에도 현대오일뱅크 상장 등 사후 정지작업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 인수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가 선정되면서 차질이 생겼습니다. 현재 상표권 사용 문제로 마찰이 있지만 시장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인수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복잡한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합니다. 현재 순환출자 고리는 △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 등 3개입니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선 현대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7.8%, 현대A&I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지분 4.3%를 매각해야 합니다.
이에 비해 효성은 비교적 무난한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선 효성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할해 순수지주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진호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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