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브라질 정치의 비극, 2년 연속 대통령 탄핵 위기
입력 2017-05-19 15:45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 9개월만에 뇌물 혐의로 탄핵될 위기에 몰리면서 브라질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정치불안이 가중되면서 증시와 헤알화 가치가 동반 폭락하는 등 브라질 경제도 휘청거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브라질 증시를 대표하는 보베스파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8% 급락한 6만1597.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이 열린 지 불과 수 분 만에 10% 넘게 폭락하면서 일시적으로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브라질 증시 급락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만에 처음이다. 이날 증시 하락폭 또한 9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15.4%, 브라질 최대 은행인 방코 브라데스코가 13.4% 하락하는 등 대표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달러대비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한때 10% 넘게 급락하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개입해 가까스로 하락폭을 7.5%로 줄여 달러당 3.37헤알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상승세를 유지해왔던 헤알화 가치는 이날 하루만에 올해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며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 금리는 하루만에 0.5%포인트 급등한 5.095%로 치솟으며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5%선을 넘었다. 채권 금리 급등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한다. 브라질의 5년만기 신용부도스왑(CDS)도 68bp(1bp=0.01%) 올라 지난 1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브라질 금융 시장이 급락한 것은 테메르 대통령이 추진해 온 구조개혁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으로 대통령직을 넘겨받은 이후 연금과 노동시장 개혁 등을 추진하면서 브라질경제는 국내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브라질 정치권은 테메르 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로 복역중인 정치인의 입을 막기 위해 유력기업인을 통한 뇌물 제공을 승인했고 본인의 육성이 담긴 녹음 테이프가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극도의 혼란에 빠진 상태다.야당은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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