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유엔사 용지 잡아라" 설명회 북적북적
입력 2017-05-17 17:25 
17일 오후 서울 캐피탈호텔에서 열린 LH 유엔사 용지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이 유엔사 용지 개발계획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H]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캐피탈호텔 대연회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유엔사 용지 투자설명회를 20여 분 앞두고 준비된 230석가량은 만석이었다. 행사 시작이 임박하자 자리를 못 잡은 수십 명이 연회장 가장자리에 간이의자를 펴고 앉았다. LH가 추산한 이날 방문자는 300명 이상. 최소 8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해 참석 대상이 극소수 기관투자가에 한정되는 토지 투자설명회라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 택지 공급 감소로 사업용지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오랜만에 나온 서울 중심부 대규모 토지에 대한 업계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방증이었다.
유엔사 용지는 전체 토지 5만1762㎡ 중 공원, 녹지 및 도로 등 무상공급 면적을 제외한 공급면적 4만4935㎡에 아파트, 오피스텔, 기타상업시설 등을 짓는 '미니 신도시'급 프로젝트다. 토지 공급예정가격만 8031억원에 달하고 주변 입지와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최종 낙찰가는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아파트를 지을 경우 최고 23~25층으로 780가구(전용면적 85㎡ 초과)를 지을 수 있다. 용산미군기지 평택 이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3개 산별 용지 중 첫 번째 공급 토지로 앞으로 캠프킴, 수송부 용지도 차례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들 용지는 용산공원, 이태원과 함께 용산을 한국판 '롯폰기 힐스'로 탈바꿈시킬 주역으로 기대된다.
현장에서 만난 부동산 자산운용사와 디벨로퍼, 대형 건설사들도 대체로 유엔사 용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만 한 입지에 그만 한 면적의 토지 공급은 서울에서 극히 드물다"며 "구체적인 조건을 따져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사 MDM 관계자는 "용산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다는 점 등은 긍정적이지만 해발고도 90m 제한 조건을 충족시키며 용적률 600%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며 "또 진입로 한 곳을 제외하면 도로 접근성이 좋지 않아 전체 용지면적의 30%인 상업용지는 적합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고급주택들이 즐비한 한남동과도 가까워 매력적이고 용적률과 건폐율 조건도 나쁘지 않다"면서"리스크가 크지 않다면 시행사로 참여하고 아니면 단순 시공만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사업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해 참여를 주저하는 참석자도 있다. 한 디벨로퍼는 "워낙 화제가 되는 프로젝트이지만 각종 규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사업 규모가 1조원을 넘어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땅값은 비싼 반면 주변 인프라는 이제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단계여서 전체의 30% 이상인 상업시설이 손익분기점 이상 매출을 거두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며 "상업시설 운영 노하우를 가진 디벨로퍼가 아니면 섣불리 뛰어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도 "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 대부분은 시행보다는 시공을 위한 정보 취득 차원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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