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설립 일주일된 헤지펀드에 자산가들 300억 베팅 `화제`
입력 2017-05-17 17:16 

설립된 지 고작 일주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에 고액 자산가들이 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베팅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안다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매니저였던 박치홍 대표(사진)가 설립한 'GVA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출시한 헤지펀드가 이뤄낸 성과다.
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GVA운용이 지난 11일과 이날 두 번에 걸쳐 결성한 첫 헤지펀드들인 '세이버'와 '포트리스' 시리즈에는 일주일 만에 각각 270억원과 100억원, 총 37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코스피 상승장에 헤지펀드 수익률 2.8%대에 불과해 인기가 다소 시들해진 상황임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헤지펀드는 최저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로 주로 고액 자산가들과 법인들이 투자하는 '절대수익추구' 상품이다.
GVA운용은 지난 4월 말 금융감독원에 전문투자형 사모집합기구로 등록을 마치고 5월 초 출범한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다. 한국형 헤지펀드 전통강자인 안다자산운용에서 이름을 날렸던 박지홍 매니저가 독립해 설립했다.
박 대표는 안다자산운용이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할 때 합류해 '안다 크루즈'와 '안다 보이저' 2개의 헤지펀드 운용을 총괄한 펀드매니저다. 특히 '안다 크루즈' 펀드는 설정액이 3000억원이 넘었던 업계 최대 펀드였으며 누적 수익률은 40%에 달했던 안다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이었다. '롱숏' 일색이었던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멀티전략' 상품을 안착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에 박 대표의 실력을 믿는 기존 고객들이 이번 GVA운용 펀드에 투자를 감행했다는 전언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팀장은 "박 대표의 안다크루즈 펀드에 투자했던 고객들에게 상품을 권했고 대부분 흔쾌히 자금을 맡겼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시한 펀드들은 세이버 시리즈 3개와 포트리스 시리즈 1개로 총 4개다. 세이버는 기병대라는 이름처럼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운용하며 포트리스는 요새라는 이름처럼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주특기인 '멀티전략'을 주로 사용해 연 10%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이달 초 출시한 '세이버G'와 '세이버V'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을 통해 판매해 27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또 17일 추가 설정한 '세이버E'와 '포트리스A'는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을 통해 약 100억원 어치를 팔았다.
세이버G는 해외 투자에 좀더 집중하는 헤지펀드이고 세이버V는 저평가된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다. 세이버E는 전환사채(CB) 등의 비유동성 자산들을 좀더 비중있게 담아 수익률을 높이는 상품이며 포트리스A는 차익거래 기회를 통해 성과를 내는 상품이다.
박 대표는 "올해에는 더 이상 자금을 받지 않고 신규 펀드도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설정한 운용에 주력해 실적(트랙 레코드)를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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