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다시 불붙은 보험복합점포 실효성 논란…"유지vs폐지"
입력 2017-05-17 16:28 

금융복합점포의 보험판매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보험을 복합점포에서 판매하는 것에 대한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복합점포는 은행, 증권, 보험사 등 지주 내 계열사들이 한 곳에 모여 영업하는 점포로, 한 곳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보험을 포함시키는 것과 관련해 각계의 반대에 부딪혀 2년간의 시범운영 결과를 보고 결정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냈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 8월부터 시범운영되고 있는 보험복합점포의 보험영업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까지 9개 보험복합점포의 계약건수는 총 289건으로 초회료 2억 7000만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지점당 월평균 판매건수는 3.2건으로 301만원에 불과하다.
금융지주에서 운영하는 복합점포 역시 흥행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4개 금융지주에서 운영하는 10개 보험복합점포가 총 950건의 보험을 판매했다. 즉 1개 지점당 월 4건 수준의 보험 판매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아울러 복합점포는 일반 은행점포와 달리 방카룰이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카 룰은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고 ▲은행 점포당 보험 판매인을 2인 이하로 제한하며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등 점포 밖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대형보험사의 시장 독점을 막고 복합점포가 보험자회사의 상품만 권유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복합점포는 이를 우회하고 있어 보험사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복합점포 보험 판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지주가 금융복합점포에서 판매한 생명보험 상품 중 KB생명 자사 비중이 36.1%(금액 기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단체는 금융복합점포에서 보험을 파는 것이 '득보다 실'이 많다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25%룰을 파괴하는 보험복합점포는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분을 잃었다"며 "금융위가 금융지주사들의 돈벌이를 지원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든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반면 금융복합점포 관계자들은 시행착오 단계에 있는만큼 보험복합점포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주에서 운영하는 한 복합점포 관계자는 "실적을 놓고 보험복합점포의 존폐를 논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라며 "보험판매과정에서 자사의 보험상품에 편중되게 판매하는 등 부족한 점이 있지만 고객들이 원스톱으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