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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이슈]불통의 ‘개콘’ 논란, 최대 피해자는 후배 개그맨들
입력 2017-05-17 14:51  | 수정 2017-05-17 15:4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900회를 맞은 ‘개그콘서트를 둘러싼 논란이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결국 최대 피해자는 ‘가시방석 처지에 놓인 후배 개그맨들이 됐다. 지난 영광을 자축하는 동시에 어려운 코미디계를 이끌어갈 이들을 격려하고자 마련된 축제였지만 때 아닌 논란과 불필요한 논쟁의 연속 속에서 이들의 존재는 단숨에 묻혀버렸다.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옥동자 정종철의 쓴소리로 시작된 ‘900회 특집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뒤늦은 진화에 나섰다.
제작진은 900회 방송에 함께하지 못한 개그맨 분들의 아쉬움을 잘 새겨듣고 내부적으로도 다시 한 번 이번 기획에 대해 점검해 봤다”며 사실 이번 특집은 현재 어려운 코미디계를 이끌어가는 후배 개그맨들과 그들에게 힘을 주고자 하는 선배 개그맨들의 콜라보로 기획됐다”고 되짚었다.
이어 3주 연속으로 기획돼 각 회마다 2명의 호스트 개그맨들과 소수의 선배 개그맨들이 후배들의 코너와 선배들의 코너를 함께하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개그콘서트을 통해 배출된 많은 개그맨 분들을 모두 초대하지 못했던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일각의 쓴소리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또한 19년을 함께 하는 동안 수많은 개그맨 분들이 ‘개그콘서트을 빛내주셨고, 함께 동고동락하며 힘들게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이라는 이번 특집은 모든 개그맨 분들의 영광이다. 한 분이라도 더 모시지 못했던 점 다시 한 번 안타까운 말씀을 전한다”면서 과거의 영광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지 않도록 후배 개그맨들이 힘쓰고 있으니 너그러이 900회를 축하해 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개그콘서트는 900회 특집은 총 3주간 방송되는 가운데 지난주 그 1편이 베일을 벗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준호와 김대희를 중심으로 유재석 홍인규 이동윤 신봉선 김지민 이상호 이상민 김준현 조윤호 등 기존의 ‘개콘 멤버들과 김종민 데프콘 정준영 등이 특별 출연해 무대를 꾸몄다.
방송 후 반가운 얼굴과 화려한 출연진으로 인해 시청자의 호평이 쏟아졌지만 ‘옥동자로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정종철이 자신을 비롯해 그동안 프로그램에 기여한 많은 개그맨들이 뜻깊은 자리에 초대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내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정종철은 해당 글에서 제작진이 한참 잘못 짚었다”, 제작진만이 만드는 자리가 아닌 개그맨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인데 정작 ‘개그콘서트와는 관련이 적은 화려한 출연진으로 특집을 꾸렸다”, 많은 개그맨들이 왜 타사로 등을 돌리고 떠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라” 등 제작진을 향해 강도 높은 쓴소리를 했다. 논란 이후 그는 오랜 갈등과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 후배들을 위한 일침이었다고 해명했으나 그 타이밍이 적절했다고는 보기는 힘들다.
여기에 동료 개그맨 임혁필이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과정에서 특별 출연한 유재석을 언급하며 논란은 더 커졌고 각종 해명과 사과글이 번갈아 올라오며 논란은 점점 커졌다. 논점에서 벗어난 각종 구설수로 인해 축제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냉각됐다. 잠잠하던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2탄 공개를 앞두고 뒤늦게 공식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어느새 후배 개그맨들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말았다.
한 연예 관계자는 선배 개그맨들과 제작진, 셀럽들 사이에서 정작 주목받고 응원받아야 할 신예 개그맨들은 ‘가시방석이다. 축제를 전혀 즐기지 못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논란의 확산과 양측의 날선 신경전이 지속되면서 이들의 입장은 난감해진 상황이다. 셀럽들 조차 무대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 이들을 이끌고 무대를 꾸미는 후배 개그맨들의 부담감은 배가 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무엇을 위한 쓴소리고, 축제인지 결국 개그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을 위해 선배들이 그리고 제작진이 보여줘야 할 진정한 배려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돌아봐야 할 때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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