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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던 브렛 필...“모든 게 그리웠다”
입력 2017-05-17 13:00 
지난해까지 KIA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외국인선수 브렛 필(사진)이 최근 KIA 미주지역 스카우트로 선임돼 다시 KIA와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사진(광주)=황석조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브렛 필(34).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는 여전히 친숙한 그 이름. 이는 필 스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새 출발을 앞둔 그의 표정에는 KIA, 그리고 한국과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돼 기쁘다는 진심어린 표정이 녹아있었다.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KIA 덕아웃. 취재진과 구단 직원, 선수들 사이에서 생소하지만 또 한편으로 친숙한 느낌의 외국인이 등장했다. 분명 외국인 선수는 아니었다. 말끔한 캐주얼차림의 그 남자는 바로 지난해까지 KIA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필이었다.
KIA와 재계약에 실패한 뒤 미국으로 떠났던 그가 KIA 덕아웃서 선수들과 반갑게 해후했다. 필은 최근 KIA의 미주지역 외인 스카우트로 선임돼 인사차 국내에 들어왔고 16일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필은 이번 시즌 KIA와 계약을 맺지 못하자 미국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스프링캠프 참가 초청장이 있는 스플릿 계약. 하지만 이 기간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메이저리그 진입 꿈도 요원했다.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만 33세이기에 다소 빠른 결정. 올 시즌 재계약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필은 KIA에서 뛰던 지난해까지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그의 갑작스러운 현역은퇴 소식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팬들이 많았다.
그런 찰나 필이 KIA와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프로야구 세계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외인선수 영입. 그 중책을 KIA와 함께하기로 했다. 본인은 스카우트로 제 2의 삶을 시작했고 KIA는 안정적이고 검증된 외인선수 찾기에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하게 됐다.
아직 필에게 스카우트 업무는 생소하다. 스스로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의욕이 가득차보였다. 이유는 KIA와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이끈 두 번째 삶이었기 때문.
필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근황을 설명한 뒤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수많은 이야기 속 줄곧 강조된 부분이 있으니 바로 KIA였다. 필은 수차례 KIA에서 뛰던 당시가 그리웠다”며 이 점이 미국에서의 선수로서 새 출발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력했다고 털어놨다. 필은 (한국야구의) 전부가 그리웠다”며 환경, 응원, 심지어 함께 경기장에 이동하는 문화조차 그리웠다고 말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사람 같았던 필은 스카우트 업무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도 다시 KIA의 일원이 될 수 있었기 때문”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만큼 KIA와 한국에 대한 애정이 넘쳐흘렀다.

필은 한국 라면 맛이 그리워 미국에서 온라인 구매를 했었다는 사연도 밝혔다. 또 이전에 살던 아파트 주민들까지 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높은 지식과 애정이 있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들이다.
필은 일주일가량 국내에 머문 뒤 다시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미국서 빼놓지 않고 KIA 경기를 보고 있다는 필은 향후 외인영입 관련 핵심적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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