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5월 3일 뉴스초점-내 아이 좀 때려주세요
입력 2017-05-03 20:02  | 수정 2017-05-03 20:39
'우리 애 좀 때려주세요'

아니, 요즘 같이 폭력이 금지된 세상에서 이런 요청을 하는 부모가 있다니 놀라셨죠. 아이를 사랑하니까, 아이가 잘 되길 바라니까, 때려서라도 가르쳐달라는건데… 글쎄요. 이것도 사랑의 매가 될 수 있을까요.

최근 학부모들에게 '체벌 동의서'를 받는 학원이 늘고 있습니다. 대부분 초·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 학원들이죠.

친구들의 공부를 방해하거나, 과제를 해오지 않았을 때, 정당한이유없이 수업에 늦거나 보충수업에 결석하면 손바닥을 때리는 식입니다.

학교는 물론 학원도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체벌은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때려도 좋으니 공부시켜 달라', '학교와 달리 학원은 돈을 내니, 비용 대비 최대 효과를 보려면 체벌도 괜찮다'는 엄마들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지만요.
이런 엄마들에게 인기있는 학원은 정해진 시간내에 그림을 완성하지 못하거나 가르쳐준대로 색을 쓰지 않으면 손등을 때리는 미술학원, 지각을 하면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머리를 쥐어박고 욕설을 퍼붓는 입시학원 등 입니다.

그럼, 체벌을 받은 아이는 어떨까요?

미국 텍사스 대학의 연구결과, 어려서 체벌을 당한 아이들은 받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성인이 된 후 반사회적 행동과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체벌은, 손바닥으로 엉덩이나 팔·다리를 때리는 정도인데도 말이죠.


연구의 결론은 이겁니다. '체벌은 신체적 학대이며 부모가 아이를 체벌할 때 의도했던 결과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때린, 혹은 때리게 한 엄마들은 이렇게 말하죠. '미워서 때린 게 아니야'라고요.

진짜 사랑의 매는 사람이 되라고 때리는 겁니다. 연휴에도 학원에 매어 공부 안 한다고, 시키는 거 덜 해왔다고 때리는 게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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