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불법 조업선 단속 강화하니 봄 꽃게 풍어
입력 2017-05-03 15:32 

지난해 비싼 가격 때문에 '금꽃게'로 불리던 봄철 꽃게를 올해는 싼값에 맛볼 수 있게 됐다. 중국 불법 조업선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꽃게 어획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일 인천수협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인천수협 공판장에 나온 꽃게는 8만4,886k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6,644kg)의 2.3배 수준으로 늘었다. 꽃게 양이 많아지자 공판 전체 평균시세는 11% 낮아졌다. 지난해 금꽃게 파동과 달리 꽃게 시세가 안정화됐다는 분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 수산연구소도 올해 봄꽃게 조업기인 4월부터 6월 사이 인천 지역 해역에서 잡힐 꽃게 조업 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 어획량(893톤)의 2배에 육박하는 1500톤 에서 2000톤 사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획량 증가 덕분에 소매가도 낮아졌다. 대형마트 경우 지난해 1kg 당 최고가 4만1,000, 최저가 3만8,000원에 거래되던 꽃게가 올해는 동일 사이즈가 최고가 3만1,000원, 최저가 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체 시세 하락세보다 더 큰 폭인 24% 가량 시세가 낮아진 것이다.
이처럼 봄철 꽃게 가격이 낮아지자 대형마트 내 꽃게 매출도 활기를 띄고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부터 27일까지 이마트의 봄꽃게 매출은 지난해보다 가격을 20% 수준으로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기 대비 무려 154% 신장했다.

최우택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는 "최근 몇 년간 어획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꽃게 조업이 모처럼 만에 풍어 소식이 들린 만큼 주요 산지별로 꽃게 조업선과의 직거래 및 대량 매입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며 "제철 수산물의 판매 활성화를 기반으로 국내산 수산물 소비 촉진을 나서는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봄꽃게 어획량이 급증한 이유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던 중국 불법 조업선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와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꽃게 조업이 없던 1월 기준 하루 평균 20~30척에 불과하던 서해 NLL인근 해상의 불법조업 중국 어선은 꽃게 철이 시작된 지난달 들어 200척 가까이 급증했다. 꽃게 조업철을 노리는 중국 불법조업선은 지난 3월 25일 올해 들어 처음 100척을 넘긴 이후 지난달 1일 171척, 2일 183척, 3일 189척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단속이 강화되면서 지난달 5일 189척, 7일 113척, 9일 82척, 10일 62척, 11일 39척으로 불법조업선이 급감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마구잡이식 남획을 일삼는 중국 불법어선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을 하고자 꾸린 서해 5도 특별경비단 등의 단속 활동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꽃게 생육에 알맞은 자연환경이 유지된 것도 꽃게 풍어에 기여했다. 지난해 서해지역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풍부해 꽃게 유생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육지에서부터 바다로 유입되면서 꽃게 유생의 먹이가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수온 역시 20도 내외로 유지되며 꽃게 생육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졌다.
이밖에 지난 겨울부터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바다수온이 현재까지 유지되며 꽃게 생육이 우수해졌다. 조업이 시작된 4월 바다수온이 11도 내외를 유지해 꽃게의 활동성이 높아져 어획량 증가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같은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바다 속 꽃게 유생(새끼꽃게)의 밀도는 2014년 이후 증가 추세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꽃게 유생밀도는 4669개체(1000㎥당)로 2015년 꽃게 유생 밀도(992개체/1000㎥)의 4배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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