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타일부터 남다른 북한 승려
입력 2017-05-03 09:43 
사진= 연합뉴스


북한에서는 석가탄신일과 열반절(음력 2월 15일), 성도절(음력 12월 8일) 등 이른바 불교의 3대 명절에 형식상이나마 기념법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일 대북 소식통과 종교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불교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조계종을 표방하고 있으며 금강경을 주경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평양의 대성산 광법사와 개성 영통사, 금강산 신계사, 묘향산 보현사 등 60여 개 주요 사찰에서 300여 명의 승려가 종교 활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1만여 명의 신도가 등록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찰 경내에 연등을 설치하고 각종 경축행사를 개최하지만, 실제로 법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 실천 결의와 같은 정치적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1989년 승려 양성을 목적으로 불교학원을 설립해 정규 과정을 거쳐 승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남북한 불교는 전통의 조계종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지만, 북한은 승려의 삭발 여부를 자율에 맡기고 결혼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승려 대부분은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으며 사찰에 출퇴근하면서 절의 안내원이자 문화재 관리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이 1972년 12월 '신앙의 자유'를 명시했고 이듬해 8월에는 조선불교도연맹이 결성되면서 외형상 불교를 허용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 1998년 개정 헌법에서도 '반(反)종교선전의 자유' 조항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해방 이후 사찰소유 토지와 사찰 건물을 몰수하는 등 불교를 대대적으로 탄압했으나, 1970년대 들어 남북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종교자유를 선전하기 위해 노동당 외곽조직으로 조선불교도연맹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한 불교계는 6·25전쟁 때 소실된 금강산 신계사를 2007년 10월 복원했고, 부처님오신날 남북 동시법회 개최를 검토하는 등 다양한 교류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민족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외래 종교보다 전통 사상인 불교를 지원하는 모양새"라면서 "체제 유지에 위협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불교가 유지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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