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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아내` 종영②] 고소영·조여정, 박수받을 만한 두 여배우
입력 2017-05-03 06:4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고소영은 KBS 2TV '완벽한 아내'로 복귀해 광고 모델이 아닌 배우로서 재조명 받았고, 조여정은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였다. 흥행에서 부침을 겪었지만, 두 여배우는 각자 의미 있는 작품을 남겼다.
'완벽한 아내'는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고소영의 10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07년 SBS '푸른 물고기' 이후 장동건과 결혼한 뒤 작품보다는 출산 육아에 힘썼던 고소영의 '완벽한 아내' 합류 소식은 반가웠다.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에서 어깨를 가볍게 했다. 1990년대부터 트렌드를 만들었던 그의 모습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우유부단한 남편과 결혼해 가정을 지키려는 심재복으로 변신했다. 높은 하이힐이나 몸매를 부각하는 정장보다는 동네에서 볼 법한 수더분한 옷차림을 한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로 돌아왔다.
고소영은 정신병을 앓는 이은희를 맡은 조여정의 갖은 계략에도 굳건하게 가정을 지켰다. 남편을 이해하려고 하거나 아이들을 타이르고, 막바지에 이르러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심재복은 그동안 TV 속에서 볼 수 없었던 고소영의 역할이었다. 화려한 치장을 버리자 극에 녹아들었다.

고소영과 대척점에 있던 조여정은 회차마다 찬사를 받았다. 조여정은 짝사랑 상대였던 구정희(윤상현 분)를 집착하는 이은희를 맡았고, 친절한 미소로 심재복에 다가가면서도 뒤에서는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이은희를 충분히 표현했다.
외모나 겉모습만 화제가 됐던 조여정은 지난해 KBS 2TV 단막극 '베이비시터'부터 배우로서 차츰 인정받았다. 남편의 외도에 속마음을 숨기고 복수를 계획했던 '베이비시터' 천은주나 '완벽한 아내' 이은희는 조여정에게 작품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해줬다.
조여정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발바닥에 유리가 박힌 상황에도 매서운 눈으로 정나미(임세미)를 찾으러 뛰어다닌 순간은 시청자의 뇌리에 박혔다. 아동학대를 당해 병적인 집착을 보이는 이은희를 대사 외에도 표정이나 동작으로 전했다.
'완벽한 아내'는 흥행에서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힘을 받지 못했지만, 고소영 조여정은 캐릭터가 갖는 울타리를 넘어 그 이상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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