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세먼지 정화식물, 얼어붙은 원예시장 활력 불어 넣는다
입력 2017-05-01 15:00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 정화식물, 얼어붙은 원예시장 활력 불어 넣는다



작년 9월 청탁금지법 시행 여파로 관공서와 대기업 주문이 뚝 끊기면서 원예시장은 얼어붙었습니다. 인사철에 나가야 할 관엽수들이 재고로 쌓이면서 농가 시름이 깊어졌습니다. 연쇄 도산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3월 들어 얘기가 달라졌습니다. 연일 하늘을 뒤덮는 미세먼지 탓에 공기정화 식물을 찾는 가정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원예농가가 밀집한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서 관엽수를 키우는 한모(56)씨는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가 위기의 원예농가에 활로를 열어준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씨는 지난겨울 쌓였던 소피아 고무나무 5천본, 벵갈 고무나무 3천본을 지난 3∼4월 모두 출하했습니다.


지난 두 달간 음성화훼유통센터 경매가 열리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전날인 일요일과 수요일에는 쉴 틈 없이 도매상이 트럭을 몰고 한씨 농장을 오갔습니다.

본래 3월이 성수기이긴 하지만 청탁금지법 이전인 지난해와 비교해도 거래가 크게 늘었다고 한씨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3∼4월 소피아 고무나무 약 3천본이 나갔는데, 올해는 두 달 동안 5천본이 나가 30%가량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난달에는 한씨 농가에서 하루 최다 200∼300본의 고무나무가 팔려 나가기도 했습니다.

높아진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에 타격을 입었던 원예농가가 한시름 놓는 모양새입니다.

한씨가 키우는 금전수, 산세비에리아, 선인장 등 다육식물도 공기정화와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꾸준히 출하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빈방에 미세먼지와 벵갈 고무나무를 넣고 4시간이 지나자 2.5㎛ 이하의 초미세먼지가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식물들은 증산 작용으로 잎의 왁스 층이 끈적끈적해지면서 미세먼지가 달라붙어 사라지기 때문에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효과적입니다.

기공의 크기는 식물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큰 경우 20㎛ 정도이기 때문에 2.5㎛이하의 초미세먼지는 기공으로 흡수돼 없어집니다.

aT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관엽수들은 지난해보다 거래량이 늘었습니다.

지난 3월 1일부터 지난 28일까지 고무나무 거래량은 3만1천484분으로 지난해(2만7천354분)보다 15%가량 증가했습니다.

공기정화 식물로 알려진 아이비도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2천36분에서 올해 18만9천226본으로 약 16.7% 거래량이 많아졌습니다.

한국화훼농협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여파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농가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 관공서 중심의 원예 소비가 일반 가정으로 옮겨올 수 있는 소비 촉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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