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편의점 `가성비 갑` 커피의 비결은 명품 커피 머신
입력 2017-04-30 16:12 
유라기가 커피머신 아이스라떼 추출컷

직장인 김주미 씨(29)는 점심 식사 후 동료들과 커피전문점에 들려 밥값 수준의 커피를 습관처럼 사 마시곤 했다. 하지만 회사 앞 편의점 커피를 맛 본 후 생각이 달라졌다. 맛의 차이는 크게 없는데 가격 차이는 상당해 굳이 전문점 커피를 마실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커피 열풍 속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만족도)가 높은 편의점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원두(생두) 수입량은 11만4419톤으로 2013년 수입량 10만7609톤보다 6.3%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한 잔에 원두 10g 정도가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하루 2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가격은 평균 4000원 안팎. 매일 한 잔의 커피를 사 마시기만 해도 1년에 총 146만원을 지출하게 된다. 이 때문에 최근 편의점들이 1000원대 커피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못지 않은 수준의 커피를 선보이기 위해 인력은 물론 장비 및 품질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GS25는 커피전문점 못지 않은 수준의 커피를 편의점에서 선보이기 위해 2014년 GS리테일 커피TFT팀을 만들었다. 경쟁력 있는 커피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원두 뿐만 아니라 커피 맛을 잘 표현해 주는 커피머신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최적화된 커피머신을 도입하기 위해 에스프레소 방식 및 드립방식의 머신 10종 이상을 바리스타 전문가그룹과 커피 로스팅그룹에게 맡겼다. 무려 12개월에 거쳐 수많은 관능 검사 및 성능 검사를 시행한 후 전문가그룹의 만장일치로 스위스 전자동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유라 기가(JURA GIGA X8g)'를 선택했다.

유라 기가는 글로벌 커피머신 1위 업체인 유라 제품. 국내에서는 상위 5%의 커피 맛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명품 전자동 커피머신 브랜드다. 최종 선택된 유라 기가 기종은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버튼만 누르면 맛있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어 편의점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최상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도록 압력과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한다. 버튼을 누르면 바로 갓 볶은 원두를 즉석 분쇄하고 추출까지 이어져 전문점 수준 이상의 커피 맛을 재현할 수 있다. 또한 유럽 최고 권위의 품질과 위생안전 등을 검증하는 기관인 TUV라인란드로부터 위생 등급을 획득한 것도 선정 이유 중 하나다.
사실 GS리테일이 이 머신을 최종 결정하는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유라의 커피머신 가격이 1000만원을 훌쩍 뛰어 넘어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GS리테일 커피TFT팀은 커피전문점과 경쟁하고 높아질 대로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이 만한 커피머신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15년 12월 GS25 원두커피 브랜드 'Cafe25' 출시와 함께 본격적으로 고가의 스위스 전자동 커피 머신 유라가 GS25에 깔리게 된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대 이상의 속도로 소비자들이 Cafe25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커피전문점 못지 않은 수준의 커피를 GS25에서 부담없는 가격에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가 상승했다. 지난해 Cafe25 매출은 전년 대비 242.7% 급증했다. 올해 1월~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1.6%로 증가폭이 더 커지고 있다. 2015년 12월 출시 후 올해 3월까지 16개월동안 누적판매량만 3790만잔에 달했고, 최근 3개월 하루 평균 판매량은 13만잔에 이르렀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처음 매장에 유라 커피 머신을 도입한 후 1년 6개월도 안 되는 시점인 올 3월까지 총 4800여 점포에서 동일한 고가 커피머신을 사용해 Cafe25 브랜드로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4월말이면 5000호점, 연말까지 8000호점 이상에서 스위스 명품 커피머신이 깔리게 될 전망이다.
2016 한국내셔널바리스타 챔피언쉽 챔피언인 김사홍 바리스타(상암동 커피템플 대표)는 Cafe25의 커피를 맛보고 "'카페'라는 단어에 손색없는 맛"이라고 평가한 후 "편의점에서 바리스타의 다양한 베리에이션 커피를 즐기기 힘든 상황이 아쉽기는 하지만 커피 원두를 고르게 분쇄하고 추출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고급 커피머신을 사용하는 등 편의점의 고급화 전략과 함께 소비자의 입맛이 인스턴트 커피에서 원두커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가깝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편의점 커피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GS25는 최근에는 커피전문점의 제조 방식을 편의점에 맞춰 구현한 '아이스 카페라떼'와 '아이스 코코넛라떼'를 추가 메뉴로 선보였다. 기존의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전문점 수준의 4가지 커피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GS25는 최고 사양의 커피머신과 스페셜티급 원두를 블랜딩한 Cafe25가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편의점도 '가성비 갑(甲)' 커피에 힘쓰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세븐 카페', CU는 '카페 겟(Cafe GET)'이라는 이름으로 1000원 안팎 커피를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의 세븐 카페에서 사용하는 커피 머신은 전자동 드립 방식의 제품이다. 일본 세븐일레븐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제품으로 종이 필터를 이용해 한 잔씩 내린다. CU의 카페겟은 에스프레소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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