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김택진 1조·방준혁 3조대…신흥 주식부자 등극
입력 2017-04-23 17:55  | 수정 2017-04-24 00:40
100대 주식부자 분석
사드 우려에 관련해 기업 오너들 지분 가치가 급락한 사이 게임업체 주요 주주들이 신흥 주식부자로 떠오르고 있다. 연초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넷마블게임즈 상장 효과로 게임업체 대표들의 지분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지분 11.98%를 보유한 김택진 대표는 최근 1년간 회사 주가가 23만6500원에서 35만9000원으로 급등하면서 지분평가액이 6215억원에서 9435억원으로 51.5% 늘어났다. 이에 지난해 30위였던 '주식부자' 순위도 올해 6계단이나 상승했다. 엔씨소프트는 예상 시가총액이 10조~13조원에 달하는 넷마블게임즈 지분을 8.62%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넷마블게임즈 상장 후 엔씨소프트 주식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김 대표의 엔씨소프트 지분 가치가 추가로 상승해 4월 19일 현재 9435억원인 지분평가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다음달 회사 상장과 동시에 10위권 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 지분 30.59%를 보유 중인데 넷마블게임즈 시가총액을 공모가 밴드 중간값(11조5000억원)으로 가정해도 지분 가치는 3조5000억원 이상이다. 이는 현재 5위인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8395억원) 다음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2015년 지분 스왑을 한 바 있다.
소셜 카지노 업체 더블유게임즈의 김가람 대표도 약진했다. 최근 1조원 규모의 미국 선두권 경쟁 업체 인수·합병(M&A)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한 주 만에 주가가 40%(상한가 포함) 급등한 것이 주효했다. 이에 2579억원이던 지분평가액은 4181억원으로 62.2% 급증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독주 체제를 견고히 했다. 3.53%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1년 새 3조7800억원의 지분평가차익이 발생했다. 삼성생명·삼성물산 등 다른 계열사들에서 2000억원 이상 평가손실이 났지만 1년 전 11조8692억원이던 지분평가액은 올해 15조4308억원까지 늘어났다. 삼성전자 지분(0.77%)만 보유한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지분 가치는 지난해 1조3950억원에서 2조2149억원까지 58.8% 늘어났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큰 변동이 없었다. 삼성전자에서 6000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했지만 지분 17.08%를 보유한 삼성물산의 주가 부진에 4400억원 지분평가손실이 났고 삼성SDS 지분평가액도 1년 새 1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업종 라이벌 주식부자들의 명암도 엇갈렸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지분평가액은 7403억원을 기록해 1년 전(4645억원)보다 59.41% 증가했다. 증가액 규모로 보면 2759억원으로 100대 주식부자 중 다섯 번째로 컸다. 이는 오뚜기 창업자인 함태호 명예회장이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나자 주식을 상속받은 데다 상속세를 편법 없이 모두 납부하기로 선언해 일명 '갓뚜기'로 등극한 영향이 컸다. 또 오뚜기는 지난해 매출액 2조107억원, 영업이익 14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8%, 6.8% 증가했다. 반면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지분평가액은 1년 전에 비해 2258억원 감소했고 이화경 부회장 지분 역시 2467억원 줄어들었다. 매출의 56%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오리온은 사드로 인한 한중 경제협력 경색 악재가 다른 기업보다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계약 해지에 공매도 악재까지 덮쳤던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의 지분평가액은 1년 전에 비해 무려 1조 5006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경영권 강화를 위해 지난해 지분을 꾸준히 사들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강정석 부회장은 오뚜기 함 회장에 이어 지분평가액 증가 규모 상위 6위에 올랐다. 강 부회장의 지난 19일 기준 지분평가액은 3707억원으로 전년(1149억원) 대비 222.7% 증가했다.
[이용건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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