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 판매에만 급급...사후관리는 '꽝'
입력 2008-03-03 10:00  | 수정 2008-03-03 13:15
대부분의 펀드 판매사들이 펀드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사후관리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후관리 비용은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다고 합니다.
조익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펀드 열풍이 거세게 불던 지난해 가을.

직장인 정수근 씨는 근처 펀드 판매사를 찾았습니다.

수익률도 좋고 안정적이란 설명에 판매사가 추천한 펀드 다섯개에 신규 가입했지만 현재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

답답한 마음에 펀드를 어떻게 해야할 지 판매사로 문의해 봤지만 돌아오는 건 성의 없는 답변 뿐입니다.


인터뷰 : 정수근 / ㅇㅇ대학 연구원
-"막상 수익률이 떨어지고 마이너스가 나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제대로된 설명을 안해준다. 펀드를 환매해야 하는지, 계속 들고 있어야 하는지 판매사에 물어보면 괜찮다고만 한다. 자세한 설명을 안해줘서 답답하다."

이처럼 펀드 판매사들이 성의없는 사후관리로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판매사들이 제대로된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채 주먹구구식으로 사후관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 : 판매사 관계자
- "영업점에서 위탁하는 사람들은 매일 매매를 하지만 펀드를 자산관리 영업하는 사람들은 고객들에게 매일 전화를 해서 사후관리 쪽 일을 많이 하고 있다."

문제는 모든 펀드 가입자들이 엉터리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사후관리 명목으로 비싼 수수료를 매일 판매사에 지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외국의 경우, 펀드 가입시 순수한 펀드 판매수수료만 지급하면 됩니다.

펀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면 별도로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펀드 수수료에 사후관리 비용인 판매보수가 함께 포함돼 제대로된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수수료만 뜯기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 우재룡 / 한국펀드평가 대표이사
-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펀드보수제도가 발달돼 있다. 펀드보수제도는 매일 매일 고객의 자산에서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런데 사후 관리는 해주지 않고 펀드보수만 계속 지급하고 있어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은 외국과 마찬가지로 순수한 판매수수료와 판매보수를 구분해 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입니다.

이에따라 일부 판매사들은 적극적인 사후 관리시스템 도입에 나섰습니다.

하나대투증권은 펀드 AS시스템을 도입해 펀드클리닉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인터뷰 : 진미경 / 하나대투증권 Wealth Care 센터장
- "체계적인 펀드 클래식 서비스 시스템을 통해서 어디서 가입했든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펀드에 대해서 성과분석을 통해 펀드 진단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재 판매하고 있는 펀드들을 일일이 분석해 개별펀드 분석리포트를 가입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남수 /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
- "투자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가입한 펀드에 대한 환매나 지속적인 투자여부일 것이다. 월간 투자전략보고서를 통해서 각 개별펀드의 운용 특성이라든지 과거 성과등을 종합해서 각 펀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펀드 투자자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가장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판매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인터뷰 : 조익신 / 기자
- "사후관리는 등한시 한 채, 펀드 판매 수수료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판매사들. 지금과 같은 행태를 지속한다면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mbn 뉴스 조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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