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 빛 못본 `어퓨`, 잘키운 `효자제품`으로 브랜드 입지 강화
입력 2017-04-14 16:34  | 수정 2017-04-14 19:10

에이블씨엔씨의 두 번째 브랜드숍 어퓨가 올해 초 출시한 '원더 텐션 팩트'를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한다. 어퓨는 그동안 회사의 대표 브랜드 '미샤'와 소비자층이나 브랜드 콘셉트가 겹치며 제 색깔을 내지 못하고 고전해왔다. 그러나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협업, 유쾌한 마케팅 등 어퓨만의 전략을 재정비하고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강조한 '저렴이 제품'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14일 에이블씨엔씨에 따르면 지난 1월에 내놓은 원더 텐션 팩트는 현재까지 누적판매량 15만 개를 넘어서며 단번에 효자제품으로 떠올랐다. 기존 어퓨 내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과 비교했을 때 약 10배가 높은 판매량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어퓨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015년에는 58%, 지난해는 33%로 2년 연속 성장률을 보이며 승승장구 중이다. 회사는 소비자 반응이 단연 좋은 원더 텐션 팩트를 중심으로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응원하고 영업이익의 절반을 관련 단체에 기부해 소비자 호감도가 높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마리몬드'와 손을 잡은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마리몬드는 어퓨의 주 소비자층인 10·20대 여성들에게서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확보하고 있어 협업할 경우 그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이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면서 "단순히 캐릭터 디자인을 넣고 출시하는 협업에서 더 나아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는 사회공헌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업 에디션에 사용된 동백꽃 패턴은 지난 4일 세상을 떠난 고(故) 이순덕 할머니의 넋을 기리기 위해 사용됐다. 이순덕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와 관련, 1992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최초로 배상금을 청구한 '시모노세키 재판'의 원고 중 한 명이다.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우는 동백의 고고함과 뚝심을 상징화했다.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제품 디자인은 물론 좋은 취지에서 제작된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응원의 글이 이어졌다. 출시 이틀 만에 '개념팩트' 라는 애칭이 얻으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이러한 브랜드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온·오프라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어퓨 키우기에 나설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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