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점포 장사 잘했다…작년 순익 1년새 15% 늘어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 문을 연 현지 점포에서 지난해 전년보다 15% 늘어난 6억5000만달러(약 730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건물 매각 등의 영향으로 비이자이익이 같은 기간 55%나 급증한 영향이다.
14일 금융감독원은 해외 40개국에 있는 국내 은행 해외점포 178곳이 지난해 올린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9000만달러 늘어난 6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국내 은행이 거둔 총 순이익의 26%를 차지하는 규모다.
순이익 증가는 유가증권과 외환파생 등 비이자이익 부문이 주도했다.
홍콩지점 건물 매각(KEB하나은행)과 브라질 부실채권 회수 등의 영향으로 비이자이익은 전년보다 54.8% 급증한 7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이자이익은 13억6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총이익 20억8000만달러 가운데 판매관리비(7억5000만달러)와 법인세(2억달러) 등을 뺀 6억5000만달러가 순이익으로 남았다.

단일 지역으로 가장 많은 순익이 남은 곳은 홍콩으로 지난해 순익은 1억5290만달러였다. 미국(7550만달러)과 인도네시아(743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1년 새 늘어난 순익만 놓고 보면 홍콩이 407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가 1790만달러로 2위였다.
반면 베트남과 미국에서는 각각 2500만달러, 1750만달러씩 순익이 줄었다.
은행 해외점포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958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75억2000만달러(8.5%) 증가했다.
국내 은행 총자산(은행 계정)의 5.1%를 차지하는 규모다. 자산 종류별로는 대출금(32억2000만달러), 현금 예치금(21억6000만달러), 유가증권(13억6000만달러)이 늘어난 반면 본지점 계정(-9억5000만달러)과 은행 간 대여금(-5억6000만달러)은 줄었다. 해외점포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1.1%로 국내 은행(1.42%)보다 양호했다. 국내 은행 해외점포는 178개로 1년 전보다 8개 늘었다. 우리은행 필리핀·베트남 현지법인, 농협은행 미얀마 현지법인, 신한은행 호주·미얀마지점 등 15개 점포가 새로 문을 열었고 국민은행 일본지점, 하나은행 일본지점, 기업은행 베트남사무소 등 7개는 폐점했다.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가 가장 많은 지역은 아시아(122개)로 전체의 68.5%에 달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